한국 GDP 대비 사업체 수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아
‘일자리 없어서’ 비자발적 자영업 선택 우려
2016-08-1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업체 수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한국에 자영업이 유난히 많은데 따른 결과다.11일 OECD의 ‘한 눈에 보는 기업가정신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GDP는 1조4450억달러, 사업체는 481만7000개로 집계됐다.사업체를 GDP로 나눈(GDP 단위 10억달러, 사업체수 단위 1000개 기준으로 계산) 비율은 3.33으로 조사대상 32개국 가운데 가장 높게 나왔다.한국과 GDP 수준이 비슷한 캐나다와 터키, 스페인 등의 경우 사업체수가 각각 74만3000개(0.5), 243만6000개(1.8), 236만3000개(1.54)로 한국의 절반에서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이번 집계에서 칠레와 아이슬란드는 제외됐고 대부분 2012년 통계가 사용됐다.OECD 집계에 따르면 한국에는 1~9명 규모의 사업체 수가 월등하게 많았다. 1~9명 규모의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수는 605만3143명에 달했다.지난 2013년 상반기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의 수가 562만3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소규모 사업체의 상당부분이 자영업자인 것으로 분석된다.또 창업이 늘었지만 자영업이 중기업, 대기업으로 크지 못하고 최근에는 폐업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올 상반기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경기 부진으로 폐업이 속출하면서 영세자영업자(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만2000명)보다 10만7000명 줄었다.이는 1995년 상반기의 397만1000명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지난 3월의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한국이 31개 회원국(칠레, 프랑스, 룩셈부르크 제외) 가운데 27.4%를 나타내 네 번째로 높았다.한국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곳은 그리스(36.9%), 터키(35.9%), 멕시코(33%) 3개국이다. 이탈리아도 26%로 높았고, 폴란드는 21.8%를 나타냈다.자영업 비중이 낮은 나라는 미국(6.6%), 노르웨이(7%), 캐나다(8.8%), 덴마크(9%) 등이다.또 우려스러운 것은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생산성이 주요국 대비 꼴찌 수준이라는 점이다. 소규모 사업장의 상당수는 자영업에 해당된다.OECD에 따르면 1~9명 사업장의 화학제조업, 전자기기 제조업, 도소매 거래 및 자동차(오토바이포함) 수리업 부문에서 한국의 생산성은 모두 최하위였고,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은 헝가리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다만 자동차와 트레일러 제조업 부문에서 한국의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생산성은 1위를 차지했다. 대신 10~19명, 20~49명, 50~249명 규모의 사업장의 노동 생산성 지수는 최하위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