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한국 수출 '비상' VS '기대'
중국경기 반등은 한국경제 수혜..중국에 시장점유율 뺏길것 우려도
2016-08-1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중국의 재정, 통화에 이은 환율정책까지 동원한 부양책이 성공해 경기가 반등하면 대 중국 수출이 늘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분야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뒤쳐져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우선 이번 위안화 절하 조치의 배경이 된 중국 경제의 부진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이다.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최대시장이다. 올 7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745억6700만달러로 전세계 수출액 대비 비중은 25.4%다.우리 정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경기 활성화를 위한 부양책인 만큼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면서 환영의 의사를 내비쳤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며 “실제로 중국의 수출 증가가 나타난다면 우리의 대중(對中) 수출이 중간재가 대부분인 만큼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는 “중국과 한국은 완제품 경쟁 관계가 많지 않고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가공 수출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라며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여기에 위안화 절하로 원화 역시 동조해 원화약세를 기록하는 것 역시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70원 급등한 달러당 1190.8원을 기록했다. 이는 4년 만에 최고치다.다만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중 간 수출 경합도가 높은 제품들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이 때문에 엔화 약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수출산업이 중국 제품에 치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과거 중국의 제품 경쟁력은 한국에 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경합하는 중국 제품들이 늘어났다.일본시장에 이어 미국시장에서도 한국과 중국 제품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는 수출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우리 상품을 밀어내는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지난 5월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수입시장에서의 한·일 및 한·중 수출경합도’에 따르면 2014년 한·일 경합도는 0.517을 기록하며 2010년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또 한·중 경합도는 0.346으로 같은 기간 0.06포인트 올랐다. 수출경합도는 특정시장에서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품목별로 한·일간은 자동차와 부품·기계류·의료정밀광학기기 등에서, 한·중간은 휴대전화와 부품·조선·전기전자제품 등에서 경합도가 높아졌다.하지만 이 기간을 거치며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일부 품목은 중국에 시장점유율을 크게 뺏기고 있다.통신망용 전화기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2010년 20.4%에서 12.3%로 떨어진 데 반해 중국은 45.3%에서 79.1%로 올랐다.리튬 일차전지도 한국이 12.6%에서 4.6%로 하락했지만 중국은 17.1%에서 18.7%로 올랐다. 플라스틱제 판 역시 한국이 10.2%에서 8.5%, 중국은 10.8%에서 16.9%로 같은 흐름을 기록했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당히 올라 한국 제품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위안화 절하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