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도위험, 6개월만에 최고...'위안화 절하' 영향

2016-08-1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의 위안화 전격 절하가 경기 둔화를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되면서 한국의 부도 위험이 6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13일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3.10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다.

부도 위험 지표인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올해 2월 12일(63.96bp)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로 올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 5월만 해도 46bp대까지 떨어져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린 부도 위험 지수는 현재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와 중국 주가 폭락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지난달 초보다도 높아졌다.

한국의 부도 위험은 한 달 전(51.51bp)과 비교하면 22.5% 상승했다.

최근 들어 부도 위험이 급등한 것은 중국 경기의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까지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하자 시장에서는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신흥국들도 부도 위험이 상승했지만 한국의 상승폭이 특히 컸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전격 인하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0일보다 13.69% 올랐다.

마킷이 집계하는 53개국 가운데 같은 기간 한국보다 CDS 프리미엄 증가율이 높은 곳은 태국(20.56%) 뿐이다.

말레이시아(13.49%), 인도네시아(10.28%), 카자흐스탄(10.60%), 필리핀(7.32%)과 패닉의 진원지인 중국(4.80%)의 CDS 프리미엄 증가율은 한국보다 낮았다.

미국(3.86%)과 영국(2.78%), 프랑스(0.70%), 일본(0.65%) 등 선진국의 부도 위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에 잠정 합의한 그리스의 부도 위험은 오히려 9.1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