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M&A
유통공룡 ‘마음은 있지만 조심조심’

까르푸, 유통업계 지각변동 가져올 ‘대어’ - 이마트, 롯데, 홈플러스 치열한 물밑 신경전

2006-03-10     권민경 기자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M&A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지만, 중요한 것은 ‘팔려는 사람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신세계 관계자

“홈플러스에서 까르푸를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삼성 홈플러스 관계자

“할인점 인수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롯데마트 관계자

충분한 자금과 함께 인수 여력이 있는 강력한 후보인 할인점 업계 3인방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한국까르푸 M&A에 대해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언론보도는 한국까르푸 M&A에 대해 단순한 ‘추측’을 넘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까르푸가 경영실적이 낮은 일부 매장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급기야 한국시장 철수론까지 대두됐다.

일각에서는 까르푸가 일부 점포를 매각하고 추후 단계 분할 매각을 통해 한국 유통 시장에서 전면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를 펼쳤다.

이에 따르면 최근 연달아 나온 M&A설과 일부 점포 매각설 등은 가격을 올리기 위한 까르푸 측의 노림수 성격이 짙다는 분석.

이에 까르푸 관계자는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부분 매각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정도의 말만 있었다” 면서 “매각을 확정지었다거나, 더욱이 시장을 철수 한다는 등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M&A와 관련해 악의적인 루머가 계속되면서 직원들의 동요, 납품업체의 불안이 심하다” 면서“ 앞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제재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외부 홍보 전문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전문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에서 까르푸 M&A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까르푸는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유통업계에 일대 판도변화를 가져올 만한 절묘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32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까르푸는 업계 4위로 롯데마트나 홈플러스가 인수를 추진한다면 상당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인수를 부인하고 있는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등도 가능성을 염두고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상장을 통해 3조4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롯데쇼핑이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롯데마트의 점포숫자는 80개에 육박, 이마트(79개)와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쳐 볼만한 위치에 갈 수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올해 할인점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어서 롯데마트와 까르푸의 M&A설이 가장 많은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지난해 11월에는 롯데마트가 M&A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시켰다며 까르푸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요청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43개 점포를 확보하고 있는 홈플러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홈플러스는 측은 “인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면서 “까르푸와 합쳐진다고 해도 워낙 중복되는 점포가 많아서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마트가 한국까르푸를 인수하게 될 경우, 이마트는 국내 할인점 업계에서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점포수가 무려 111개에 육박하며 2,3위 업체의 추격을 여유롭게 따돌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까르푸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기존 할인점 빅3의 구도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까르푸는 연일 유통업계에서 온갖 추측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까르푸는 분명 유통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대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팔려는 의지’이지,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팔고자 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 아니겠는갚 라고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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