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복귀…"자숙할 때인데, 국민들 납득하기 어렵다"
2010-03-24 서태석 기자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전격 복귀하자 진보단체들은 이 회장이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대법원의 징역형 확정판결을 받은 지 넉 달 만에 특별 사면을 받고, 다시 석 달 만에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은 법치주의이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이 회장이 경영권 편법 승계 등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이미 대법원 판결로 확인됐고, 이 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당시 국민 앞에서 반성하겠다고 한 바 있다"며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복귀를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어 "지금은 개인적으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며 "정화된 모습 없이 삼성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진보연대는 "징역형을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복귀를 한다니, 우리나라에 사법질서라는 것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들에게만 법치주의가 있고, 재벌들에게는 법치주의가 없는 것인가"고 허탈해했다. 진보연대는 또 "삼성은 이 회장 없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었다. 삼성이 잘 되는 것은 이 회장 때문이 아니라 직원들의 열정과 정부의 혜택, 환율 등으로 인한 여러가지 요인 덕분"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