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중국 수출 휘청인다..전략수정 절실
중국 수출 전체 수출의 4분의 1 차지해
중국 성장률 1%p 하락시 한국은 0.3%p 떨어져
2016-08-1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 수출의 최대 판로인 중국이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 휴대전화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대(對)중국 수출은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2.4% 줄었다. 지난해 0.4%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감소폭 역시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4%로 가장 높다. 이는 미국 수출 비중 12.3%의 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중국향 수출의 감소는 한국 경제 성장의 둔화로 직결될 수 있다.중국 수출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은 수치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중국 수출 증가율은 34.8%와 14.8%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각각 6.5%와 3.7%로 2009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이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데다 중국이 수출시장에서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크다”고 말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올 들어 6월 말까지 자동차 수출은 44%나 감소했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도 11.9% 감소했다. 석유제품(-31.1%), 석유화학제품(-18.1%), 철강(-15.0%), 섬유(-14.3%) 등의 감소폭도 컸다.7월 들어서도 7월1일부터 20일까지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5% 줄었다. 석유제품(-42.3%), 섬유류(-19.0%), 철강(-24.0%), 무선통신기기(-24.2%) 등의 수출 감소폭도 두 자릿수 이상을 나타냈다.전체 중국 수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줄었다. 다만 반도체와 컴퓨터는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각각 17.8%와 20.8% 중국 수출이 증가했다.무역협회는 경기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이 수입을 줄이는 대신 자국산 부품 사용을 늘리고 있는 데다 중국 소비자도 저가 자국산 제품 구매에 눈을 돌리고 있어 한국의 수출이 급속히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봉걸 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연구위원은 “2013년 이전까지를 보면 한 분야가 좋지 않으면 다른 분야가 선전해 전체적으로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며 “하지만 최근엔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중국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한국의 경제 운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일본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일본 미즈호종합연구소는 부가가치 기반 무역(TiVA)을 근거로 중국경제가 흔들리면 한국과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미즈호종합연구소는 중국을 상품이나 서비스의 최종 수요로 삼는 수출의 비중을 따진 결과, 한국을 포함한 이들 4개국의 대중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한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2011년 기준 652억 달러로, 미국(588억 달러)과 유럽연합(417억 달러)으로의 수출을 웃돌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성장률은 0.3%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성장률이 최대 0.17%포인트 떨어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