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대위기..일본·중국 사이 넛크래커
엔화 약세에 이어 위안화 공습까지 이중고
2016-08-1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최근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 수출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세계경제 침체와 엔화 약세로 타격을 입고 있는 한국 경제에 이번 위안화 절하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18일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위안화 절하 영향 모의실험’ 보고서를 통해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위안화가 절하되면 중국의 수출과 성장률이 소폭 상승하는 반면, 중국 수출 경쟁 상대국의 수출과 성장률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국과 경합도가 높은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반면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지난 5월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한-중 수출경합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중국과의 경합도는 0.346으로 2010년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수출경합도는 특정시장에서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를 말한다.특히 휴대전화와 부품·조선·전기전자제품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이봉걸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이번 위안화 절하로)휴대폰과 철강 등 중국과의 경합품목과 중국 내수시장 소비재는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며 “중국의 수출 및 투자 증가시 중간재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가격요인 등 변수가 없어도 주요시장에서 중국산의 추격으로 한국산이 시장점유율을 계속 잃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하는 한국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한국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0년 2.7%에서 2014년 3.0%로 0.3%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0년 3.9%에서 2014년 12.4%까지 증가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경제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아 수출이 위축되면 성장률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 같은 점에 착안해 달러 대비 위안화 10% 절하 시 한국의 2016년 수출은 기존 전망치보다 1.14% 줄고, 경제성장률은 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현대경제연구원도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의 국내 수출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원·위안 환율이 5%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면 국내 총수출은 3%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평가 절하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떨어진 데 반해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는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 상품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있어 한·중 경합 업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원·위안 환율 5% 하락 시 기계업종 수출은 5.5% 감소하고, 석유화학은 3.7% 줄어들면서 총수출이 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반면 중국 수출은 기존 전망치보다 올해 0.20%, 2016년 1.16%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률의 경우 올해는 6.6%로 변함이 없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 6.1%보다 0.7%포인트 높은 6.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수출기업은 한국과 독일, 일본, 미국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위안화 절하는 (중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이들 국가에 타격을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