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이익은 양호 매출은 감소...‘불황형 흑자’

코스닥 기업도 개별 기준 매출 성장률 0.8%

2015-08-18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올해 상반기 코스피 시장 상장사들이 비교적 양호한 이익을 기록했으나 매출은 오히려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면서도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8일 코스피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06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하자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823조45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7% 줄었다.

영업이익(52조3703억원)은 7.3% 늘어났으나 순이익(37조9130억원)은 1.4% 감소했다.

특히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뺀 실적을 보면 매출(727조7981억원)이 4.0%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39조4930억원)과 순이익(27조5349억원)은 각각 19.2%와 11.8% 증가해 외형은 줄고 수익성은 개선되는 ‘불황형 흑자’가 나타났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데다 비용 절감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늘어난 것”이라며 “2012∼2013년 이후 매출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일본 사례를 예로 들며 “외형 성장 없는 이익 창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분석 대상 506곳 가운데 적자 기업은 적자 전환(46곳)을 합쳐 105곳(20.8%)이었다. 흑자기업은 흑자전환(64곳) 등 401곳(79.2%)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36%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0.71%포인트 올라갔고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124.64%로 지난해 말에 비해 2.52%포인트 떨어졌다.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실적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분석의 장점은 연결재무제표처럼 해외현지법인 등 종속회사의 실적을 포함하지는 않으나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 업체들까지 합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분석된 628개사의 개별 기준 매출은 533조74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5.8% 줄었다.

여기에 영업이익(31조3659억원)도 2.1% 감소하고 순이익(27조7천520억원)은 5.9%나 줄었다.

그러나 개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매출은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0% 늘고 순이익은 7.7% 증가했다.

금융업종 41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36.3%와 42.2% 늘었다. 특히 증권사는 순이익이 480.4%나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외형 성장세도 약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648곳의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60조9835억원)은 5.3% 늘었다. 또 영업이익(3조2068억원)과 순이익(2조2096억원)은 각각 4.7%와 16.0% 불어났다.

그러나 개별 재무제표 기준 902개사의 매출액(50조2309억원)은 0.8% 늘어났다.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2조8186억원)은 0.5% 증가하고 순이익(2조2866억원)은 10.5%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