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가격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
세계경기 둔화, 달러강세 등 영향
[매일일보] 중국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추락하면서 6년여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제 원자재가격의 하락은 글로벌 경기둔화를 뜻하는데다 원자재 수출국에 위기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4일 국제 원자재시장과 국내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불안과 미국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지난 21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40.45달러로 마감됐다. 리먼브러더스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졌던 2009년 2월(39.96 달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는 지난 6월 23일(61.01 달러) 이래 불과 2개월만에 33.7% 미끄러졌다.
이런 추세라면 30달러 대 진입이 시간문제인 가운데 일부에서는 10달러 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가는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배럴 당 100달러를 넘었으나 미국과 중동 산유국간 생산 경쟁으로 공급이 늘어나자 하락세를 보여왔다. 게다가 중국 경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고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빨라졌다.
미국이 오는 9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전반에 대한 수요가 약해진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S&P 골드만삭스 에너지 가격 지수(GSCI Energy Index)는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GSCI 에너지 지수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으로 468.331로 지난 1999년 10월(467.181) 이래 최저였으며, 지난 6월 23일(658.575)이래 29% 가까이 떨어졌다.
주요 금속 가격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 수요 감소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기대로 지난 2개월간 대개 20% 안팎 급락하면서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렸다.
원유를 비롯한 구리, 니켈 등 19개 원자재 선물 가격을 기반으로 하는 CRB 지수는 지난 21일 191.85로 2003년 11월 이래 12년만에 가장 낮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19일 t당 4995달러로 2009년 7월(4895달러) 이래 최저를 기록했으며 2011년 초(1만160달러)에 비해서는 반 토막이 됐다. 지난 21일에는 5055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리는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5월 이래 약 18% 하락했다.
알루미늄은 지난 21일 t당 1548달러로 역시 2009년 6월(1484달러) 이래 최저다. 지난 5월 초에 비해 20% 낮은 수준이다.
니켈은 지난 18일 t당 1만199달러로 2009년 4월(1만100달러)이래 최저이자 1990년 9월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나켈 가격은 지난 6월 초(1만3495 달러)에 비해 24% 떨어졌다.
납은 지난 18일 t당 1691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5월 초 이래 2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