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 우려
2008년과 상황 달라 외환위기 가능성 낮다는 반론도
2016-08-26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발 쇼크가 세계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중국경제 쇼크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전 세계 주식시장이 휘청대면서 1998년 아시아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재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6일 외신과 국제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발 쇼크로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신흥국 화폐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자 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스티븐 로치 예일대학교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를 통해 1조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달러화 은행 대출 익스포저와 중국 경제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엄청난 의존도가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달러 부채 상환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로치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이 약해지면서 중국에 의존하는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에도 문제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영국 컨설팅업체인 롬바르드 스트리트 리서치도 중국 위안화 절하 관련해 아시아에서 베트남과 태국, 한국, 말레이시아가 가장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에서는 헝가리와 폴란드가 위험하며 터키는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노무라도 신흥국의 취약한 성장률과 원자재 가격에 대한 압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은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미국 타임지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디레버리징(차입축소)’이 진행됐지만, 채무는 사라지지 않았고 중국으로 옮겨갔을 뿐이라고 평가했다.중국은 대규모 부양책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300%로 늘어 부채 위기가 중국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 뿐만 아니라 주요국 정부도 부양책에 나섰다면서 이는 앞으로 추가적인 위기가 발생했을 때 쓸 수 있는 정책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라고 타임지는 설명했다.하지만 아시아 외환위기 때보다 신흥국의 기초 체력이 강해졌고 통화가치 하락폭은 미미해 외환위기가 재발할 우려는 크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여기에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에서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지금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모건스탠리는 지금이 외환위기 때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면서 신흥국이 외화보유액으로 단기외채를 갚을 능력이 외환위기 때보다 3~5배 정도 개선됐다고 분석했다.1993년부터 1997년 사이 신흥국의 외화보유액은 수입액의 5~6개월분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2009년 중반 이후에는 1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모건스탠리는 전했다.이 밖에도 달러채의 비중이 작아졌고, 변동환율제는 더 안정적인 환율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다.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레스 리더는 “지금과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의 가장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고정환율제에서 더 유연한 환율 체제로 변화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클라우디오 피론은 “아시아국가들이 과거에 비해 외화차입에 훨씬 덜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