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사외이사, 관료출신 40% 육박

미국 상위기업 재계출신 4분의 3…한국은 15.9% 그쳐

2015-08-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내기업들은 사외이사로 ‘관료’를 미국은 ‘재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한국 대기업들은 정·관계를 의식한 ‘바람막이용’ 인사를 필요로 하는데 비해 미국의 대기업들은 철저하게 해당업계 전문가들을 중용한 영향이다.30대 그룹 중 영풍, 두산, CJ, OCI, 동국제강, 신세계, 롯데, 효성 등 8개그룹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50%를 넘었다. 반면 미래에셋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었고 포스코, LG, KT도 10%대에 불과했다.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187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609명과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 815명의 출신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국내 30대 그룹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235명으로 38.6%에 달했다. 다음은 186명을 배출한 학계로 30.5%를 차지했다.재계 인사는 97명으로 15.9%에 불과했다. 그밖에 언론(25명, 4.1%), 공공기관(24명, 3.9%), 법조(17명, 2.8%), 세무회계(14명, 2.3%), 정계(4명, 0.7%) 출신 순이었다.반면 포천 100대 기업의 경우는 815명의 사외이사 중 재계 출신이 603명(74.0%)으로 4분의 3을 점했다.반대로 관료 출신은 채 10%도 되지 않는 81명(9.9%)에 그쳤다. 그 다음은 학계 57명(7.0%), 세무회계 31명(3.8%), 언론 15명(1.8%), 법조 12명(1.5%), 정계 8명(1.0%) 순이었다.미국에서는 경쟁사 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할 정도로 재계 전문가 모시기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은 권력기관 출신의 방패막이용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출신 분류는 재직 기간이 가장 긴 경력과 최고 직위를 기준으로 적용했다.미국 1위 그룹인 월마트는 전체 9명의 사외이사 중 5명(55.6%)이 재계 출신이었다. 이 중에는 구글 출신으로 현재 인스타그램 최고 경영자를 맡고 있는 케빈 시스트롬과 역시 구글 출신으로 현재 야후 CEO인 마리사 메이어도 포함돼 있다. 월마트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2명(22.2%)에 그쳤다.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경우 관료 출신이 62명 중 20명(32.3%)인데 비해 재계 출신은 4명(6.5%)에 불과했고 현대차 역시 47명 중 23명(48.9%)이 관료 출신이고 3명(6.4%)만이 재계 출신이었다.하지만 해가 갈수록 국내 30대 그룹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올해 조사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2013년 당시보다 18명(7.1%) 감소했다. 관료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5%에서 38.6%로 2.9%포인트 떨어졌다.관료 사외이사는 법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 출신에 집중됐다. 전체 235명 중 4대 권력 기관 출신이 132명으로 56.2%에 달했다. 법원·검찰이 69명(29.4%), 세무 41명(17.4%), 공정위 17명(7.2%), 감사원 5명(2.1%) 순이었다. 4대 권력 기관에 이어 청와대 58명(24.7%), 기획재정부 17명(7.2%), 금감원 4명(1.7%) 등이 뒤를 이었다.그룹별로 살펴보면 5개 그룹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60% 이상이었다. 영풍이 69.2%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두산(64.0%), CJ(62.1%), OCI(61.5%), 동국제강(60.0%) 순이었다.이어 신세계(52.6%), 롯데(51.7%), 효성(50.0%)이 50%를 넘었고 현대차(48.9%), 대림(42.9%), 현대백화점(42.1%), SK,·현대중공업(40.0%)도 30대 그룹 평균을 웃돌았다.반면 미래에셋은 계열사 3곳의 사외이사 9명 중 관료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포스코도 전체 17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출신이 2명으로 11.8%에 불과했고 LG(14.3%), KT(17.2%)도 10%대에 그쳤다.이어 대우조선해양(20.0%), 대우건설(25.0%), 한화(28.6%), 한진(31.3%), 금호아시아나(31.6%), 삼성(32.3%), KCC·GS·S-Oil(33.3%), 동부(35.3%), 현대(36.4%), LS(37.5%)가 30대 그룹 평균치를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