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경제전략에 한국경제 '태풍의 눈'

중국 경기 둔화에 미국 금리인상까지 대외변수 촉각
글로벌 IB 한국 수출 불확실성 커져

2016-08-26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발 쇼크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예정 등과 같은 대외변수에 한국경제가 휘청이고 있다.최근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 절하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이 때문에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태풍의 눈’에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이다.26일 국제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25일 1년 만기 예금금리를 1.75%로, 대출금리는 4.85%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도 0.50%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각각 다섯 차례와 세 차례 낮췄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지난 나흘 간 22%나 급락한데다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시중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진 것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나서고 있는 것은 경기부양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로 제시했지만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성장률이 7%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중국 경제가 연간 기준으로 7%대 성장을 못하는 때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듬해인 1990년(3.80%) 이래 25년 만에 처음이 된다.세계경제의 한 축인 중국경제 둔화 우려는 한국경제에 직격타가 된다.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을 유발해 신흥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도 위축시킨다.실제 원유,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최대 소비처인 중국경기 둔화 우려에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주저앉았다.이 같은 영향으로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했다.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 회복이 점점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를 불확실성 증대의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모건스탠리도 한국을 위안화 변동에 가장 취약한 10개국 중 한 곳으로 지목했다.미국의 금리인상도 중국의 경기 경착륙 우려와 더불어 한국경제의 주요 불확실성 중 하나다.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하 이후 본격화해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5131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웠다.블룸버그통신 등 해외의 경제전문 매체들은 현 상황이 1990년대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당시 중국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 이후 미국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본 이탈이 발생해 위기가 닥쳤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중국, 태국의 통화가치는 한 달간 2.5∼9.7% 떨어졌다.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와 연계돼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경제성장률 3% 달성은 어려워지고 있다.이미 민간 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내렸고 한국은행도 최근 수정 전망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8%로 낮췄다.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발 불안은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9∼10월 두 달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 경제가 받을 영향도 중국 경제의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