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경기 완만한 개선세…관광업종은 부진”

8월 지역경제보고서…“중국 둔화·주력산업 경쟁력 약화가 발목”

2015-08-27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경기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에서 벗어나며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다만 외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관련 서비스업종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은 27일 내놓은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 8월호에서 “최근 지역경제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7∼8월 중 국내 경기는 5월 발생한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국내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개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주력 생산품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메르스 발생 이후 서비스업의 동향에 주목했다.한은은 “메르스 발생 이후 크게 악화한 서비스 업황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7월 초부터 회복세를 보였고, 8월에는 대형소매점 매출과 여가서비스 이용객 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진단했다.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 동대문 등 서울 도심 상가는 6∼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70%나 급감했고, 8월에도 들어서도 여전히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음식숙박업의 경우 외국인 이용 비중이 높은 음식점이나 외국인 단체 관광객 숙박비중이 높은 일부 호텔은 매출과 객실점유율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6월 전년 동기 대비 41.0%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는 감소폭(-53.5%)이 더 확대됐고, 8월(20일까지 기준) 들어서도 감소폭(-32.0%)이 지속하고 있는 영향으로 파악된다.반면 대형마트·백화점과 달리 메르스 확산 기간 동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인터넷 쇼핑 등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메르스 충격으로 제주권이 특히 타격을 입었던 서비스업 생산은 앞으로 음식숙박업, 관광·여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는 7∼8월 중 소폭 증가했지만 수출은 충청·호남권의 자동차 및 석유화학제품의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착공이 호조를 보이는데다 토목 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설비투자도 IT 분야를 중심으로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증가하고, 소비는 정부의 내수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수출은 IT 제품 수요 증가와 자동차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그동안의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전세가격은 전세공급 물량 부족으로 전국 모든 권역에서 상승세가 지속됐다. 수도권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2분기에 비해 소폭 꺾였으나, 동남권은 상승세가 오히려 확대됐다.다만 대구·경북권 등 일부 지역은 입주·분양물량 증가,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에 따른 부담,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 등이 매매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전세가격은 공급물량 부족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7∼8월 중 대부분 지역에서 2분기에 이어 완화 기조를 이어갔으나,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은 앞으로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를 강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한은의 지역경제보고서는 16개 지역본부가 분기마다 지역 내 업체와 관련 기관을 직접 모니터링해 지역경기 동향을 분석한 자료다. 이번 보고서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