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일본 잃어버린 20년' 답습 안하려면 노동개혁 절실"

KDI 정책세미나…"급증하는 '좀비기업' 구조조정 시급"

2016-08-27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노동시장 유연성을 키우고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는 등 구조개혁과 재정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은행회관에서 '우리 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KDI 정책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추이가 일본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경제가 총인구증가율과 노인부양 비율 등을 반영한 인구구조가 과거 일본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주력품 역시 20년 전 일본과 유사하고, 대출을 못 갚아 만기가 연장되거나 이자를 보조받는 '좀비기업' 증가세 역시 일본을 답습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좀비기업의 자산이 전체 기업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3.0%에서 2013년 15.6%로 증가했다.

특히 조선 및 건설업의 좀비기업이 급증세다.

그는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직된 시장구조를 탄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구조가 경직된 이유로는 정규직 과보호 등 노동시장 경직성과 경쟁력을 잃은 기업의 과잉생산 등 제조업의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들었다.

그는 근로자 생산성을 임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하고 근로연령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및 창업활성화, 규제개혁을 통한 진입장벽 완화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가계부채에 대한 거시건전성 감독정책을 강화하고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지 않고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얻으려면 전통적인 주력 산업의 추가적인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구조조정, 20년 후에 지금의 삼성과 현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벤처 육성, 서비스 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며 "4대 부문 구조개혁으로 이런 노력을 위한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