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반등 움직임...‘유(油)테크’ 주목

국내 금융사들 유가 기초 자산 DLS 활발히 발행 중

2015-08-31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최근 국제 유가 반등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원유 가격 움직임에 투자하는 ‘유(油)테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년 전까지만 해도 100달러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중국의 위안화 절하 영향으로 지난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가격은 배럴당 38.24 달러였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제일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긴급회의를 열어 감산을 논의할 수 있다는 소식에 27일에는 3.96달러(10.3%)오른 배럴 당 42.56달러에 거래를 끝냈다.미국의 셰일 혁명과 이란 핵협상 타결,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진행 중인 달러 강세 등 악재들이 나오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다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OPEC 국가들이 미국 셰일 산업을 무너뜨리기 위한 물량 공세를 멈추고 감산을 모색하고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원유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산유량을 유지해 다른 지역의 생산 차질을 유도하면서 유가를 올리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저유가로 OPEC 국가 재정난이 심각해진 상황을 고려하면 감산 결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이런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원유 값의 변동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원유 투자 상품 중 제일 규모가 큰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설정액 4435억원)에는 올해 162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원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원유 가격 하락 구간에서 꾸준히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설정액 1048억원)에도 올해 482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수익률 측면에서는 원유 값이 떨어질 때 수익을 내도록 만들어진 리버스 상품이 유가 폭락 국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미래에셋자산운용이 4월 출시한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의 3개월 수익률은 50.34%였다.그러나 원유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대부분 원유 관련 펀드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30% 안팎이다.이외에 국내 금융사들은 최근 저유가 상황에 따라 유가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DLS 발행액이 5806억원이었다.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투자는 당분간 보수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원유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돼 저점 분할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