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고학력, 기업성장에 도움 안 돼

KDI '벤처 고학력자 연구개발 집약도 상관없어‘

2006-03-17     권민경 기자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종업원 가운데 석사 이상 고학력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벤처기업일수록 더 빨리 성장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벤처기업의 현황과 지원정책 개선방안’ 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8월 말 현재 벤처기업으로 등록돼 있는 9천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내 고학력자 비중과 성장속도는 '음(-)'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종업원 중에 석사 이상 고학력자가 많을수록 기업 성장은 오히려 늦다는 얘기.

또 종업원의 학력 수준은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과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 정진하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기업 내 고학력자 비중이 높으면 기술개발에 대한 기여율이 높아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고학력자 비중과 연구개발 집약도(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연구위원은 "근로자 가운데 석사 이상 고학력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 수록 기업은 더 빨리 성장하는 결과도 나왔는데, 이는 기업이 성장기에 진입하면 저학력 생산직 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연구위원은 “개별 벤처기업의 산술평균 연구개발 집약도는 65.3%인 반면 벤처기업 전체의 가중평균 연구개발 집약도는 6.0%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절대적 수준에서 볼 때 국내 벤처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는 아직도 미흡하다”고 말했다.

또 “산술.가중 평균이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하면, 벤처기업군 안에는 엄청나게 높은 연구개발 집약도를 보이는 기업들도 많은 반면 매출은 크지만 연구개발 집약도는 극히 낮은 `무늬만 벤처'인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창업자가 교수 또는 학생출신 등으로 벤처기업의 배태조직이 대학인 경우 상대적으로 기업의 성장이 느렸으며 수도권에 위치한 벤처기업이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업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정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책은 연구개발의 집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하며 인수합병(M&A)시장 활성화를 통해 연구개발의 절대규모를 늘리는 것을 간접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지적하기도 했다.

또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은 창업이전이나 초기단계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정부는 정책자금의 효과 뿐 아니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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