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창업하지 마라"
스타트업 3년 이내 60%이상 문닫아
정부 창업 숫자 늘리기에만 초점...질적 향상 필요
2016-08-3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창업 지원 정책이 양적 성장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31일 정부와 중소기업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신설법인은 8936개로 중소기업청이 200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중기청은 이런 추세가 진행되면 올해 신설법인 숫자가 9만개를 넘겨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 같은 창업 열풍은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3년 ‘벤처 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시작으로 10여 차례에 걸친 벤처 창업 지원 정책 때문이다. 올해 역시 100조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해 지원 중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혁신센터가 지역주민들이 개개인의 능력과 끼를 발휘해 창업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와 서비스가 집적되는 지역 창업생태계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독려했다.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지난 7월 17개 창조경제센터 설치를 완료하면서 “지금까지 집을 지었다면 앞으로는 살 만한 집이 되도록 가치를 채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가치 1조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혁신센터를 통해 다각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 창업 기업들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미미하다.단적으로 국내 창업 기업들의 생존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창업 3년 이후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41%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가장 낮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다우존스 벤처소스와 함께 지난 2014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가치 자료에 따르면 대륙별로 미주(73사), 아시아(27사), 유럽(10사), 기타(2사) 중 한국 기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단 두 개사 만이 이름을 올렸다.많은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실속 있는 기업은 없다는 것이다.벤처기업인들도 정부의 양적 성장 중심의 정책보다는 질적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요구했다.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최근 열린 ‘2015 벤처썸머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벤처 정책과 관련 “정부가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합병(M&A) 규제 완화와 코스닥 시장의 독립적 구조를 마련하는 등 벤처업계의 회수시장 활성화 조치를 마련했다”며 “벤처투자와 창업 지원 강화 등이 맞물려 벤처기업의 양을 늘리는데 효과를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다만 정 회장은 “앞으로 벤처업계에는 양보다 질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