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추락사 전말>‘아틀란티스’ 죽음의 곡예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 파문 확산
2004년 무면허 업체 시공 드러나 영업정지
‘롯데괴담’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 있었다?
롯데월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실내 테마파크 놀이공원으로 그동안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 있어 필수 여행코스의 하나로 자리매김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롯데월드에서 사고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놀이공원 사고에 대해 롯데의 안전불감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고의 경우 충분히 예방하고 막을 수 있는 사고였지만 롯데월드 측의 허술한 안전관리와 안전교육으로 즐거워야할 놀이공원 이용이 공포의 놀이공원으로 변하고 말았다.
지난 6일 발생한 롯데월드 아틀란티스 놀이기구 추락사 직후 롯데월드 측이 신속한 구조보다 사건 축소와 은폐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당시 사고를 목격했던 한 시민에 따르면 롯데월드 측은 숨진 성모(28) 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사고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허위신고라며 별일 아니라는 듯 입장객들을 해산시키는 등 사건 축소에 급급했다.
이 같은 증언과 일치하는 목격자들의 글들이 인터넷 상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더욱이 숨진 성씨가 급선회하는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석촌호수에 빠졌을 당시 롯데월드 측이 119 소방대에 신고를 하지 않고 자체 구조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119 구급대에 신고한 사람도 롯데월드 측이 아닌 행락객이고 추락사 사건은 롯데월드 측이 주장하는 시간보다 30분가량 이른 오후 5시12분께 일어났다는 게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지난 6일 발생한 롯데월드 놀이기구 추락사망 사고와 똑같은 상황을 2년전에 보았다는 정체불명의 글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명 ‘롯데월드 괴담’이라는 이름까지 붙은 이 글에 따르면 우리 아버지와 동생이 (2004년) 2월7일 새벽 뉴스를 통해 롯데월드 아틀란티스에서 안전바가 풀리면서 사람이 추락했다는 소식을 봤다고 한다고 밝히고, 월요일(2004년 2월 9일) 롯데월드에 가기로 했는데 어디에도 관련 소식을 들을 수 없어 답답하다고 적고 있다.
네티즌들은 ‘v_v_0_v_v’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묘사한 내용이 최근 사고 상황과 흡사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글에는 조작한 흔적도 없어 네티즌들의 호기심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실제로 있었는지 모른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성모씨는 지난 2004년 3월부터 2년 가까이 이곳에서 일해 온 롯데월드 안전과 직원. 성 씨는 사고 당일 휴식을 위해 동료직원 고 모씨(30)와 함께 놀이시설 아틀란티스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했다.
사건이 터진 다음날인 지난 7일 기자가 잠실 롯데월드 사고현장을 방문했을 때 아틀란티스 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아틀란티스의 운행은 전면 중단 된 상태였고 현장을 지키는 몇몇 관리요원들과 취재기자들만이 눈에 띄었다.
다른 놀이시설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람들은 다른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었다.
이날 롯데월드 측 관계자는 아직 까지 회사 측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다고 말하며 진상규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아틀란티스는 지난 2003년에 완성된 고속열차로써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과 더불어 롯데월드의 3대 놀이기구 중 하나.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머리 위에서 무릎 쪽으로 내려와 탑승자를 고정하는 안전바의 경우 한번 내려오면 사람의 힘으로 들어올리기 힘들기 때문에 놀이기구의 안전시설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가 놀이기구를 탑승할 당시 술에 만취돼 있었다면서 관리요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성씨를 탑승 시켰다.
경찰은 성씨가 롯데월드 직원이었던 만큼 관리요원들이 안전장치 착용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사고가난 원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사고 당시 촬영된 CCTV 장면에서도 맨 앞자리에 탑승한 성씨는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보였을 만큼 술에 만취돼 고개를 숙인 채 않아 있었다.
문제는 화면에 안전요원들이 다른 승객들에게는 안정장치를 확인하는 모습이 확인됐으나 성씨에게는 확인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사건현장의 안전요원은 “성씨가 어느 정도 취해있긴 했었지만 직원이기 때문에 시끄러워 질 까봐 그냥 탑승시켰다.”
고 밝혔다. 또 “직원이기 때문에 벨트와 라벨을 제대로 착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학생의 이 같은 증언과 폐쇄회로 화면을 토대로 경찰은 롯데월드 측 안전 담당 관리책임자 등의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목격자 A씨에 따르면 성씨가 놀이기구를 탑승한 직후 시끄럽게 소리를 질렀는데 안전장치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다고 소리를 쳤다.
이 모습을 본 한 여자 승객이 안전요원에게 “저사람 안전벨트가 안 채워지나 봐요.”라고 했지만 안전요원들은 바빠서 못들은 건지 못들은 척 한 건지 기구를 출발시켰다“고 A씨는 전했다.
이 같은 모든 정황들을 놓고 볼 때 이번 사고는 미연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 롯데월드 측과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투입된 관리직원들의 안전불감증이 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라는 게 잇따르는 목격자의 전언이다.
현재 유족들은 업체 측의 안전관리 소홀로 이런 참사가 벌어졌다며 강력 대응을 천명한 상태이다.
그러나 롯데월드 측은 "술 취한 사람이 흥분해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식으로 일관하며 유가족과 만남을 생각지 않는 듯 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목격자들이 증언한 회사 측의 늑장대응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었던 만큼 늑장대응은 절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주상태의 직원을 탑승시키고 안전점검을 소홀히 했다는 정황과 증거들이 발견된 만큼 롯데월드 측이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예견된 사고?
2003년 10월 첫 선을 보인 아틀란티스는 국내 단일 놀이시설로는 최대 규모의 테마형 탑승물로 인기 놀이시설이다.
아틀란티스는 시공 당시부터 여러 가지 부실지적을 받았었다.
무면허 시공업체가 아틀란티스를 시공한 것으로 밝혀져 2004년 12월 영업정지를 받고 한동안 운행을 정지 하고 안전검사를 받았었다.
당시 아틀란티스는 무면허 시공, 건축높이 위반, 공유수면 무단점유 등 법규를 교묘하게 어기거나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시공과 준공 허가과정에서 총체적으로 불법사실이 드러났지만 당사자에 대한 처벌수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 8월에도 롯데월드내의 혜성특급이라는 놀이기구에서 사고가 발생해 아르바이트생 한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도 있었다.
당시 운행 중이던 열차가 중간에 멈춰서버려 직원들이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아르바이트생들이 열차를 밀어 승강장까지 도착하는 와중에 아르바이트생 한명의 발이 기구 좌석과 기구 옆의 비상계단 사이의 레일에 끼면서 일어났다.
당시 롯데월드 측은 "사고 발생 전 자체 정비팀이 놀이기구의 이상 유무를 점검했으나 고장원인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놀이기구를 운행하기 전 정비대장에 기입할 때도 기구에 아무런 결함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때도 롯데월드 측의 늦장대응이 도마에 올랐었다. 응급처치와 재빠른 사후 조치만 있었어도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당시 목격자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었다.
사고 당사자 차모군의 가족들에 따르면 사고 당시 출혈이 심한 상태에서 응급차를 기다렸지만 회사 측은 사건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염려해 늑장대응을 한 것이 사망원인이라며 롯데 측을 원망했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당시 늑장대응은 말도 안 되며 사건 은폐시도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과거의 사건 사고들을 토대로 일각에서는 이번사고가 어느 정도 예견된 사고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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