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9개월째 0%대…디플레 우려 커져

중국의 경기부진으로 디플레 공포 증폭

2016-09-0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계획이 자칫 디플레이션 공포만 더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2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글로벌 디플레 우려는 지난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가 부각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본격화했다.여기에 최근 중국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중국산 제품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어서 세계 디플레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다.미국과 영국이 양적완화 마무리 수순에 있고 유럽과 일본은 여전히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주요국의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제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기준으로 0%를 나타내 1분기의 -0.1%에서 소폭 올라갔다. 이는 그러나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의 1.8%와 1.3%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요 물가지표로 삼고 있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상반기에 계속 1.3%를 유지했다가 지난 7월에는 1.2%를 기록,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내년 9월까지 완화정책 지속하기로 한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2분기에 0.2%로 지난 1분기의 -0.3%에서 소폭 회복했다.유럽에서는 스페인(-0.3%)과 스웨덴(-0.2%), 스위스(-1.1%) 등이 2분기에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영국의 CPI 상승률도 2분기에 0%로 떨어졌다. 작년 4분기와 1분기의 0.9%, 0.1%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일본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0.5%로,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월별 근원 물가가 사실상 0%를 기록했다.한국의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까지 9개월째 0%대를 나타냈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말 2%에서 올해 6월 1.5%까지 낮아졌지만 디플레이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이 밖에도 싱가포르와 태국, 대만, 그리스, 이스라엘 등이 2분기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디플레이션 우려는 중국의 경기부진으로 증폭되고 있다.중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을 계기로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이 더 커졌고,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는 디플레이션 공포를 재점화했다.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는 원자재 가격을 떨어트리고 있다.지난해 6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는 지난 24일 40달러 아래까지 내려왔다.머트킨 책임자는 각국의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 경기 둔화 등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일으킬 것이란 전망에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이 때문에 금리 인상 결정은 ‘정책 실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미국의 금리 인상이 섣부른 행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중국이 위안화 절하 행보를 일단 멈췄지만, 위안화 국제화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이 다시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낮춘다면 디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이런 디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늦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