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업상담사입니다
[매일일보] 안산시가 효율적인 취업상담을 위하여 25개 동주민센터에 전문적인 직업상담사를 배치했습니다.
시민들은 가까운 곳에서 일자리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구인업체는 더욱 빠르고 쉽게 구직자를 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동 주민센터에 방문하는 구직자들은 대부분 노인, 중장년, 경력단절여성 등 취업취약계층입니다.
일자리가 필요한데 혼자 정보를 구하기 힘들어 어렵게 찾아오신 분들이지만 취업까지 연결시켜드리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장년층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력서조차 넣어보기 힘들고,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기업문화가 경력이 없는 구직자들을 한없이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주부들의 경우는 근무시간 조정이 불가능하여 취업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정선생님으로 교직에 계시다 퇴직하시고 70세의 나이로 일자리를 구하러 오신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학교나 공공기관의 청소직으로 근무하길 희망하셔서 여러 곳에 이력서를 제출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하셨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직업상담사로서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인 상담과 구직 활동을 통해 취업에 성공하시는 분들이 있고, 그 때 맛볼 수 있는 성취감과 보람은 이 직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업상담사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직자는 동 주민센터에 기초생활 수급자 신청을 위해 여러 차례 방문하시던 50대 남성분입니다.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희망 일 드림”이라는 푯말을 보고 찾아오셨습니다.
장기 미취업자로 초기 상담 시에는 취업의욕도 없고, 취업알선을 해드려도 면접에 참여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지만, 친절하고 세심한 상담으로 더욱 노력한 결과, 상담횟수가 거듭될수록 취업하려는 의지도 높아지셨고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일자리상담에 참여하시게 되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로 생계를 이어가려던 분이 상담을 통해 자존감을 되찾고 취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하면서 직업상담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직업상담사들은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업무에 그치지 않고, 이력서 작성 및 이미지컨설팅, 동행면접 등 취업을 위한 내용을 안내하고, 직업훈련이 필요한 구직자들에게는 고용센터의 취업성공패키지를 연계해드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에 있는 업체를 찾아다니며 일자리를 발굴하여 지역주민들이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경제 불황 속에 모두가 살기 어려운 세상이지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인 것 같습니다.
일자리는 단지 경제적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위축되어있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 크다고 봅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감.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지역맞춤형 일자리 사업이야 말로 최고의 복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는 적극적인 취업지원과 일자리 정보제공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인생 제2막을 찾아주는 나는 직업상담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