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자 이모 이병 "선임병들이 구조대 올때까지 물에 뛰어들지 말라고 했다"
2011-03-30 이한일 기자
[매일일보=속보팀] "갑판에 올라가자 이미 배 뒷부분은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갑판에 올라와있던 선임병들이 '배가 가라않으려면 한참의 시간이 걸리니까 구조대가 올때까지 절대 물에 뛰어들지 말라'고 했다."지난 26일 침몰한 천안함의 생존자 가운데 1명인 이은수 이병은 29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아버지 이윤원씨(50)를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을 이 같이 전했다.이윤원씨는 이에 대해 "선임들이 아무래도 경험이 많다보니 이등병인 아들이 당황할까봐 그랬던 것 같다"면서 "옷을 입지 못하고 있는 아들을 위해 선임병들이 옷과 담요 등 덮을 것도 가져다줬다고 구명조끼도 줬다고 하더라"며 당시의 상황을 아들 입을 통해 전했다.이은수 이병을 만난 아버지 이씨의 말에 따르면 이 이병은 지난 1월 11일 의무병으로 입대했다.이 이병은 사고 당시 일과를 마치고 천안함 지하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던 도중이었는데, '쿵'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고 모든 불이 꺼졌다는 것. 이에 이 이병은 옷을 입을 겨를도 없이 샤워장에서 빨래를 하고 있던 동기와 함께 황급히 갑판으로 뛰어올라가 구조를 기다렸고, 이 이병 측 주장에 따르면, 천안함 사고가 발생하자 군 참수리호가 가장 먼저 사고 장소에 도착했다.이와 관련 아버지 이씨는 "사고 당시 군 참수리호가 가장 먼저 왔지만 규모가 너무 커서 천안함과의 또다른 사고 발생을 우려해 천안함 측에서 작은 배로 구출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후 해경에서 구조선을 보내 소방호스를 잡고 구조됐다"고 이 이병의 구조 상황을 설명했다.이씨는 "아들이 입대한지 두달만에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지만 그래도 아들이 별다른 부상 없이 살아있어 너무도 다행이다"며 "모두 다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실종자 가족들에게 죄송스럽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