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국감…포털·노동개혁 vs 재벌 개혁
정국 주도권 잡고 지지층 결집…민생대신 정쟁국감 변질
2015-09-10 신재호‧홍유철 기자
[매일일보]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10일 시작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는 보수·진보의 입장이 선명하게 나뉘는 이념적 소재들이 핫이슈로 떠오르는 양상이다.특히 포털사이트 뉴스 공정성 문제와 노동개혁-재벌개혁,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3대 이슈’가 여러 상임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뤄지며 여야간 첨예한 대치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뿐만아니라 여야 지도부도 국감장 바깥에서 ‘공중전’을 통해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어 여야간 대결이 가열되고 있다.여야는 공식 석상에서는 한 목소리로 민생국감, 경제살리기 국감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전개 양상은 초반부터 정쟁국감, 정치국감으로 흐르고 있다.이처럼 국감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이념논쟁’이 부각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내년 4월 총선을 불과 7개월여 앞두고 국감이 실시되는 만큼 여야 모두 총선을 겨냥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인 것으로 분석된다.◇포털 콘텐츠 공정성 논란=새누리당은 이번 국감에서 우리나라 양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안전행정위, 정무위 등 관련 상임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을 앞둔 ‘포털 길들이기’로 규정하면서 관련 상임위의 증인 채택에서부터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는 등 역공을 펴고 있다.미방위의 경우 새누리당 소속인 홍문종 위원장이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감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포털의 뉴스 편향성 문제라고 ‘선언’해 불을 지폈다.그러자 의원들은 국감 첫날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질의의 상당 부분이 이 문제에 할애됐다.특히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질의에서 “정부여당의 인터넷 포털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선을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 재갈 물리기를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정부·여당에 총공세를 퍼부었다.◇與 노동개혁에 野 재벌개혁 맞대응=정부여당이 하반기 달성을 목표로 내건 노동개혁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새누리당은 국감 무대를 활용해 노동개혁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수적임을 부각해 여론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이번 국감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인 '롯데 사태'를 계기로 재벌 개혁을 집중적으로 부각, 노동개혁에 맞불을 놓는다는 입장이다.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새누리당 환노위원들은 오는 11일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열리는 국감에서 노동개혁 이슈를 집중 질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공정거래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둔 정무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증인채택 문제로 국감 첫날부터 파행할 만큼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정무위는 아직 신 회장의 증인 채택 시점에 합의하지 못했으며 최근 여야 의원들 간에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말싸움이 있었다.◇‘이념논쟁’도 한몫 역사교과서 국정 전환=여야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 문제를 놓고도 벌써부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첫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여야 의원들은 “근현대사 평가가 교과서마다 다르기 때문에 국정 전환을 해야 한다”(새누리당), “정부의 국정화 추진은 역사를 역행하는 일”(새정치연합)이라며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