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주먹구구 설비투자, 좀비기업 양산한다”

이운룡 국감자료…“투자한 기업 10곳중 4곳 실적악화”

2016-09-1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책은행의 설비투자 지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정부 자금에 의존해 연명하는 ‘좀비 기업’만 양산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지난 2012년 1차 설비투자펀드 지원을 받은 기업은 10곳 중 4곳 비율로 실적이 나빠졌다.설비투자펀드는 금융위가 이들 두 국책은행을 통해 기업에 설비투자 자금을 저금리(시중금리 대비 1%포인트 인하)로 지원하고, 두 은행의 손실(3000억 원 추정)을 정부 예산으로 출자 지원하는 사업이다.산업은행은 당시 76개 기업에 5000억 원을, 기업은행은 1081개 기업에 9808억 원을 지원했다.그러나 지원 대상 기업 1157곳 가운데 292곳은 매출액이나 고용률 등 지원에 따른 효과를 따져볼 자료조차 갖추지 못했다. 자료가 파악된 865개 중에서도 367개(42.4%)는 설비투자 지원 이후 매출액이 오히려 줄었다.매출액 자료가 없는 기업에 지원된 금액만 전체 규모 대비 18.9%인 2795억원으로, 이는 금융위가 결과적으로 ‘묻지마 투자’를 방조한 셈이라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이 의원은 “2017년까지 총 14조 원이 지원되는 대규모 사업에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좀비 기업을 양산하는 재원으로 쓰이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좀비 기업의 기업부채 문제도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인 만큼 철저한 성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