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이슈] 방사청 사업부실로 고가 무기체계 고철 전락 위기

백군기 “부품단종 정보체계, 단 하루라도 가동 멈추는 일이 있어선 안 돼”

2015-09-15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방위사업청의 갑질과 사업운영 부실로 무기체계의 안정적인 유지 운용을 위해 단종부품정보를 제공하는 ‘상용 부품단종관리 정보제공 서비스체계’가 먹통이 된 사실이 밝혀지며, 고가의 무기체계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고철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방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상용 부품단종관리 정보제공 서비스체계 입찰관련 보고’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은 부품단종 정보체계가 지난 5월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입찰공고를 제때 내지 않아 작동이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군의 핵심 무기체계 운영유지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무기체계의 수명은 30~50년에 이르지만 부품의 수명은 4~7년에 불가한 탓에 군은 부품단종으로 인해 장비 운용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적한 ‘피스아이’부품 단종이다. ‘하늘의 방공통제소’로 부르는 피스아이는 지난 2011년 9월 처음으로 도입됐지만 도입 4년 만에 탐색레이더 등 핵심부품 64종이 단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백 의원이 지난 2013년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12년에는 공군 패트리어트 포대 중 부품단종으로 인해 최대 한 달간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포대가 4개이고 무려 132일동안 가동을 멈춘 포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무기체계 부품은 수명이 짧아 사전에 단종관리를 하지 않으면 가동률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며 “부품단종 정보체계는 단 하루라도 가동을 멈추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사청은 사업부실도 모자라 영세업체를 상대로 갑질 횡포까지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단종 정보체계는 5월에 계약이 만료됐지만 실제 가동중단은 두 달째인데, 그 이유는 방사청이 계약이 끝난 뒤에도 7월말까지 2개월간 업체에 무료봉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을’입장인 업체는 재계약을 위해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백 의원은 “최근 계약이 1년에 1억 9450만원임을 감안하면 업체는 무려 3200만원어치의 무료 서비스를 강요받은 셈”이라며 “정부기관이 지난해 연매출 5억원이 조금 넘는 중소기업에 두 달씩이나 무료로 서비스 제공을 요구한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