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반 '총선·내분으로'…'민생·정책' 실종. 견제 부실
역대 최다 피감기관 불구…… 野 내홍에 국감 '뒷전'
2015-09-16 홍유철 기자
[매일일보]올해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 1주일을 맞은 16일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국민을 대신해 지난 한 해 정부의 정책 수행과 예산 집행 등 행정 전반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을 수행해야 할 국감이 여야간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정책국감은 실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내년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열린 이번 국감은 역대 최다 피감기관수(정보위 제외 779개)를 기록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부실하다는 평가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올해도 시작 전부터 증인 신청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였던 여야는 고성 막말, 피감기관과 증인을 죄인 다루는 듯한 고압적 태도를 보이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경찰 총수에게 장난감 권총 격발 시연을 요구하고, '코뽕'과 같은 '셀프 성형도구'를 소개하며 시선 끌기에만 경쟁적으로 나서는 양상이다.더욱이 동료 의원의 질의태도를 문제삼아 "아프리카 수준"이라고 비하하고, 피간기관장(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에게 "저보다 오래 사셨지만 기업가들의 생리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해 '나이 폄하' 논란을 일으킨 야당 의원도 있었다.이와 함께 이번 국감에서도 행정부의 실정을 예리하게 들춰내기보다는 노동개혁, 국사교과서 국정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 등 정쟁 거리가 메인 이슈로 자리 잡았다.이에 따라 국감 시작 전 '민생국감'(새누리당), '4생 국감'(새정치민주연합) 등 민생을 앞장세웠던 여야의 다짐은 공허한 구호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다.이런 평가가 제기되면서 "이런 국감이라면 더이상 할 필요가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도 적지 않다.특히 역대로 국감은 '야당의 무대'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해 새정치연합은 주류·비주류간 계파갈등이 격화되면서 예년처럼 국감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문재인 대표가 공천혁신안의 의결을 자신의 거취 문제와 연계시키고 국민과 당원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언급하면서 국감에 대한 야당의 관심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같은 현상은 결국 내년 4월 총선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어떻게든 TV에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보이고, 중앙보다는 '지역 밀착형' 국회의원이 늘어나면서 국감장에서 쇼맨십을 보이거나 아니면 아예 무관심한 경우가 늘어간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명지대 신율 교수는 "의원들이 언론에 떠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면서 "올해는 야당이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국감에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