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타락으로 내몰린 탈북여성들’
南에 대한 환상 깨진지 오래-한국사회 무관심과 냉대뿐
2006-03-24 김호준 기자
말로만 듣던 남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해 남한에 왔건만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 뿐이었다.
서울종암경찰서는 탈북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서울 성북구 보문동의 D휴계텔 업주 김모(4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4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이모(30)씨등 탈북여성 4명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있다.
이씨등 3명은 2004년에 정모(30)씨는 작년에 각각 탈북비용 1천여만원을 들여 남한으로 입국한 후 생활고와 취업난으로 인해 성매매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탈북여성들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을 거치거나 제3국을 거치게 될 경우 3백만원에서 많게는 1천여만원을 브로커에게 건네야 하는데 남한에 와서 돈벌이가 쉽지 않아 그때 브로커에게 진 빚을 갚기위해 타락의 길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게 현실이다.
중국에서부터 인신매매 및 매춘
중국으로 탈출하는 탈북난민들 중 여성과 아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만약 그들이 중국 땅에서 친구나 친척 등 지인들의 집을 찾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조선족 인신매매범들이 그들을 먼저 발견한다면 그들은 부인 혹은 첩을 원하는 남자들에게, 혹은 성매매를 하는 가라오케클럽에 팔리게 된다.
탈북여성들의 가격이나 용도는 외모나 나이에 의해 결정된다.
탈북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한 활동가에 의하면 탈북여성들은 대부분길림성내 도시들에서 팔린다고 한다.
탈북여성을 돕기위해 정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한 활동가에 따르면 클럽들이 중국경찰들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인신매매에 넘겨진 여성은 모든 권리와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만약 저항을 할 경우 중국당국에 넘겨져 북한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위협을 받게 된다.
또한 한번 팔려간 여성들은 대부분의 경우 또 다른 남자에게 다시 팔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활동가의 전언이다.
2001년부터 5년간 탈북자의 수는 6000여명 그중 여성들의 수는 4000여명에 달한다.
이렇게 갈수록 북한 주민의 탈북이 폭증하고 있는 배경은 주로 식량난에 기인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경제난과 식량난은 북한체제가 안고 있는 체제 내재적 모순이라는 ‘환경요인’에서 비롯되었다.
목숨 걸고 살길을 찾아 두만강을 건너왔건만 중국 땅에서 겪는 심리적 불안, 생활상의 무보장 팔려 가서의 말할 수 없는 비인간적 대우, 생명부지의 이국 땅에서 짝지은 한족남편을 섬겨야 하는 억울함과 처참함, 거기에다 두고 온 친인들에 대한 근심, 등은 실제상 그들에게 연속되는 혹심한 삶을 만들어 가고있다.
중국에 있는 탈북여성들의 말에 의하면 생활난으로 남녀 못하는 짓이 없는데 밤이면 얼굴에 분칠을 하고 기차역에 가서 손님들 곁에 붙어 서서 『“밤꽃” 안 사시겠습니까?』하고 매춘을 암시하는데, 심지어 국수 1킬로와 몸을 바꾸는 여성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한편, 목숨걸고 남한 행을 선택한 탈북자들은 당초 기대했던 「바람직한 삶」이 남한에 입국했다고 해서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하나원] 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적응 실태조사(553명)에서 보면 그들이 남한사회 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첫째 경제적 문제(18.4%)였고, 그 다음으로는 취업과 직장생활 문제(12.4%)였다.
이번에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탈북여성 이모씨에 따르면 “탈북여성들의 수가 굉장히 많다.
모두 남한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목숨걸고 이 곳에 왔지만 취업이 되는 여성들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마저도 단순 노무직이다.
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해야 한달에 겨우40~50만원 받아 한국에서는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그래도 이런 성매매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면 몸은 피폐해져도 돈을 모을 수가 있어 중국에 있는 가족들한테도 돈을 부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탈북여성들이 성매매 같은 타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것도 다 경제적 이유임을 알 수 있다.
2000년도에 탈북해서 남한으로 온 최모(34)씨에 따르면 탈북여성들은 “언어문제만 해결되면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쉽겠다.”라고 말한다.
최씨의 말을 통해 언어문제가 탈북자들의 어려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집단주의 사회와 남한의 개인주의 사회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으로서 북한에서 교육받고 살면서 몸에 밴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이 남한과 다름으로서 겪는 외로움 그리움 소외감 열등의식 등으로 탈북여성들이 남한에 와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전문인력 양성과 체계 구축을 시도
이와같은 탈북여성들의 문제는 그동안 정부의 소홀한 정책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탈북여성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허울 뿐인 정책들이 많아 실질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현행 소수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에 대한 지원차원에서 그치지 말고 장기적인 정착지원의 의미를 고려하여, 정착지원시설의 운영에 보다 집중적인 인적,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통해서 사회적응교육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체계 구축을 시도하여야 하며, 민간단체의 참여를 보다 효과적으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탈북하여 한국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중국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여성들에 대한 관심도 가져서, 그들의 인권문제 등을 해결하여 새로운 희망을 찾으러 온 곳에서 또다른 좌절을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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