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동결에 中 경기둔화까지’…한국 경제 영향은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내년 3월 이후로 ‘급부상’
신흥국 위기까지 더해지며 곳곳에 ‘대외악재’
2015-09-20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국 현재의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악재들은 지속적인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20일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함께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심각한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여기에다 신흥국 위기와 유럽 정치불안까지 더해져서 한국 경제의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미국 금리 인상은 한국 금융시장을 묵직하게 짓누르는 요인으로 남아있다.미국 금리 동결 후 지난 18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짧은 안도감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 불안감이 팽배할 것이라는 시각이다.당장 다음 달 FOMC 정례 회의가 다가오면 세계 금융시장은 연준의 행보를 점치며 요동칠 전망이다.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행렬이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게다가 이번 연준 결정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연내 인상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내년 3월 이후가 급부상했다.중국은 지난달 위안화 절하 이후 경기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중국의 불투명한 시스템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그나마 실물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되는 경기 둔화세도 심각하다. 지난 8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정부 당국의 개입에도 증시 폭락이 멈추지 않자 이제는 중국 공산당의 컨트롤 능력에 대한 회의까지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며 세계 경제를 침체에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한국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크다 보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실제로 중국은 지난 2003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으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5.1%에 이른다.중국의 수입은 그러나 올해 1∼7월에 14.6%나 대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의 수출은 4.9% 줄었고, 지난 8월 수출은 14.7% 급감했다.신흥국 위기 또한 점점 고조되면서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남미지역에서는 경제 규모가 최대인 브라질이 투기등급으로 추락했고 터키나 러시아, 남아공 등도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였다.신환종 NH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발 세계 경기 침체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여전한 부담 때문에 신흥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신흥국이 외환위기로 빠지면 글로벌 신용경색이 나타날 수 있고 한국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한국은 최근 S&P 신용등급 상향으로 일본보다 높은 등급을 갖게 되는 등 차별화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전지대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대부분의 시각이다.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들이 그동안 외환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높여와 글로벌 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정책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은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해소됐지만 연내에 미국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금융협의회를 개최하고, 다음 달이나 오는 12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금융시장에서도 미 연준이 향후 금리를 올리더라도, 중국 등의 경기를 고려해 세계 경기에 미칠 충격파를 줄이는 쪽으로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계기업에 대한 효율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