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준금리, 中경제상황이 사실상 결정

2016-09-20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동결 발표와 함께 ‘국제상황’을 주목한다고 밝혀 중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금리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17일(현지시간) 연준이 주목하겠다고 밝힌 ‘국제 상황’이 ‘중국발 불안’으로 초래된 글로벌 금융시장 상태를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 부분적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가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기 때문임을 시인했다.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시장 상황에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또 연준이 중국 상황에 집중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무엇보다 중국이 현재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이 수치가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많고, 중국이 천문학적인 자금과 이례적인 조처 등을 동원해 자국 주식시장 안정에 노력하고 있지만 성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원칙적으로 연준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당초에는 9월 금리 인상론이 대세를 이뤘다.올해 8월 실업률이 5.1%까지 떨어지면서 완전 고용이 달성됐다는 평가가 나왔고, 성장률도 양호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난 6월 중순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8월에는 주가 폭락사태가 잦아지면서 ‘9월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지난달 11일 전격 단행된 위안화 절하는 중국 경제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8월 말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주요국 증시가 고점대비 10% 떨어졌다.국제금융시장 여건이 불안해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다.9월 금리인상 전망을 고수한 쪽은 연준이 자국의 경기 호전에 초점을 두고 향후 자산거품과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과거 사례를 볼 때도 연준은 거의 대부분 자국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결정을 내렸다. 미국이 최대 경제대국으로 그만큼 거침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지난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점진적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을 시사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지고 달러가 급등하는 등 ‘긴축 발작’이 발생했고, 이런 기억이 아직 생생한 연준으로서는 대외 악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특히 이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근원은 세계 경제의 또다른 축인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 나라의 경제 둔화로 인한 폭발력은 무시할 수 없다.FT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불안할 때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연준의 일이며 이번에는 해외 경제가 그 이유였다고 설명했다.중국의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이 연준의 우려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전미경제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이코노미스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담당자들이 환율 정책과 관련해 중국을 믿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연준)는 중국이 자국 통화를 사실상 대규모로 갑자기 절하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금리에 손을 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