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걸린 수자원공사
선박 노후화로 대형 참사 우려
명절 때 승선인원 초과도
2015-09-20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다목적댐 및 용수 전용댐, 저수지 등을 관리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운영중인 선박들이 노후화돼 자칫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남원·순창)이 수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 수공이 관리하는 다목적 댐 등에 운행 중인 노후한 선박에 승선인원을 크게 초과해 고향방문객이나 성묘객들을 승선시키고, 일부 배는 침수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20일 밝혔다.수공이 보유한 선박은 다목적댐 및 용수전용댐 저수지, 해수호(경인 아라뱃길 포함), 4대강 보의 관리를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2015년 7월 기준, 수공이 보유한 선박은 총 121척이다. 선박 종류별로 보면, 관리선 13척, 작업선 41척, 수거선 3척, 모터보트 51척, 고무보트 13척 등이다.수공이 보유한 선박 121척 중 35척이 28.9%가 이미 내용년수를 넘긴 노후선박으로 드러났다.특히 모터보트와 고무보트는 내용연수가 7∼8년임에도 불구하고 내용년수를 훨씬 초과한 15∼20년 미만의 보트가 4척이나 된다. 보트보다 규모가 큰 관리선 및 수거선도 내용년수를 넘긴 20년 이상 된 선박이 3척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수공의 「선박운영관리규정」 제17조에서는 ‘정원 초과운항’을 금지하고 있으나,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명절 성묘객들을 초과승선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2012년 추석 당일 성묘객 및 벌초객을 부유물 수거선으로 수송하면서, 승선인원이 10명임에도 1회 수송 시 정원을 2배가량 초과해 평균 23.4명을 승선시켰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명절 때, 성묘객 등을 위해 선의로 초선승선 시켰다고는 하지만 승선대장조차 없어 도대체 선박에 몇 명을 태웠는지 자체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선장들의 행정처리 미숙’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수공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조차 지적한 사항들로 단순 행정처리 미숙으로만 보기에는 어렵다.이 밖에도 2014년 경남부산지역본부 자체감사에서 밀양댐에 있는 선박은 적정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수면에 잠긴 선박의 선체를 올려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정도라고 지적했다.강동원 의원실에 수공이 제출한 정기검사(5년 주기), 중간검사(2톤 이상 선박에 대하여 2~3년 주기), 자체검사(연간 2회) 결과, ‘적합’하다고 제시했으나, 결국 불시의 점검한 자체감사에서 이같은 노후선박들 부실한 관리실태가 적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수공은 ‘누수로 인한 선박 불균형’이라고만 밝혔다.이에 강 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마저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수공이 아찔하게도 노후한 선박을 운영하면서 승선대장도 없이 규정에도 금지된 정원초과 운항을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심지어 노후선박이 아예 침수되었다는 것 자체는 공공기관에서조차 안전을 도외시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이어 강 의원은 “수공이 선박관리도 안 되고, 규정도 어기고 있는 총체적 부실 상황에서 다목점 댐과 용수전용댐 등 수면위에서 아찔하게 운행하는 노후선박들을 조속히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각종 수공관리 댐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2의 세월호를 방지하지 위해서라도 노후선박의 안전점검은 물론 교체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선박운영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