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이슈]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임원·산은 “부실 몰랐다”

조선업계 어려운 상황에서 손실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책임 물어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비주력 사업·자산 정리 원칙…임직원도 고통 감내해야”

2015-09-22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3조원이 넘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및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의 회계 부실 의혹에 대한 관리책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에서 손실을 입은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그러나 올해 1분기 8년 반 만에 적자를 낸데 이어 2분기에는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낸 것. 이에 따라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을 향해 “대우조선해양 주주들이 큰 손해를 입었고 국책은행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며 “이에 대해 어떤 책임을 생각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이어 “분식회계라면 회계법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고 주주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 산은과 대우조선해양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분식회계로 드러나면 회계법인에 책임을 물을 것인지를 추궁했다.홍기택 회장은 “분식회계 여부는 우리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분식으로 판명 난다면 합당한 조치를 회계법인에 취하겠다”고 답했다.박대동 새누리당 의원도 조선 빅3 중 2개사가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손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간접금융의 한계를 지적했다.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최초로 인지한 시점이 6월25일인데 앞서 5월27일까지 끊임없이 손실 발생이 없다고 했다”며 “허위보고라면 분식이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라면 무능력을 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에 대해 홍 회장은 “복잡한 조선산업 생산 문제에 대해 재무책임자(CFO) 한 사람이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은행이 조선소 등 비금융회사를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차후 정책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에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예상했어야 할 산은이 다른 조선사가 어렵던 지난해에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하면 책임 있는 기관이라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이재영,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도 홍 회장의 발언에 질책했다.증인으로 출석한 대우조선해양의 전·현직 임원들은 부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한 집중 추궁을 받았다.박병석 의원은 고재호 전 사장에게 “지난 2013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수주행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보다 많았다”며 “대규모 손실을 예상했느냐”고 질문했다.이어 “연임에 실패한 이후에야 손실 가능성을 예상했다”며 올해 4월 이사회 속기록에서 고 전 사장이 “일부 제품의 생산 차질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으며, 금액은 2조5000억원”이라고 말한 사실을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민병두 의원도 남상태 전 사장을 향해 “임기 말 공사부실 충당금을 적게 설정한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그러나 고 전 사장과 남 전 사장은 모두 사전에 부실 가능성을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김갑중 전 대우조선해양 CFO 역시 3조 적자는 모르고 퇴직했다고 밝혔다.정성립 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국민들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본업에 충실해서 본업에 벗어난 사업과 자산을 정리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나름대로 임직원도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조직을 축소하고 인적쇄신 면에서는 직급 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다만 정 사장은 골프장 자회사인 FLC의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됏으나 그쪽에서 너무 가혹한 조건을 제시해 보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대우조선해양의 전·현직 임원과 산업은행, 안진회계법인 등 관련 출석자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부실에 대해 모두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자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모든 분들이 몰랐다고 하면 대우조선해양의 3조원 부실이 자연재해냐”고 비판했다.정우택 정무위원장도 “3조원의 부실이 발생했는데 사장들과 CFO, 회계법인 누구도 ‘책임 없다, 회계상 문제’라고 이야기하면 지켜보는 국민들이 어떤 심정일지, 투자자들 마음이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