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률 매년 줄어들고 있다"

남인순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흑자, 의료접근성 향상에 써야

2016-09-2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건강보험 재정 흑자는 커지는 반면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의료비 부담비율(건강보험 보장률)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건강보험의 보장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23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2013년)’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지난 2009년 65.0%에서 2010년 63.6%, 2011년 63.0%, 2012년 62.5%, 2013년 62.0% 등으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건강보험 평균 보장률 약 78%이다.건강보험의 보장성이 후퇴하면서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 비율은 매년 늘고 있다. 가계의 의료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환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2009년 13.7%, 2010년 15.8%, 2011년 17.0%, 2012년 17.2%, 2013년 18.0% 등으로 높아졌다.그러나 건강보험 재정이 모자라서 보장률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누적흑자 규모는 지난 2011년 1조6000억원의 흑자로 돌아선 이후, 2012년 4조6000억원, 2013년 8조2000억원, 2014년 12조8000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2015년 7월말 현재 건강보험 누적흑자는 16조2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말에는 1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건보재정이 풍족한데도 건강보험의 보장수준이 정체 또는 후퇴하는 것은 건강보험 당국이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보장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탓이 크다.여기에 의료기관이 비급여항목을 개발해 건강보험 적용을 피해가는 행태도 한몫하고 있다.건보공단의 한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비급여를 어느 정도 관리한다면 보장률을 올릴 수 있겠지만, 비급여가 과거처럼 계속 팽창한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입하더라도 보장률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