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실질소득 줄었는데도 예금은 늘어
가계부채 늘면서 여윳돈은 오히려 감소
2016-09-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가계 소득이 줄었는데도 가계가 씀씀이를 더 줄이면서 금융권에 맡긴 돈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금융기관에 맡긴 돈보다도 가계 빚이 더 크게 늘면서 가계의 여윳돈 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2분기 중 자금순환’ 자료를 보면 올 2분기(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24조9000억원으로 1분기(1∼3월)의 29조6000억원에 비해 4조7000억원 줄었다.자금잉여는 예금이나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으로, 통상 가계 부문의 자금운용액은 자금조달액보다 크다.2분기 가계의 자금잉여 감소는 주택거래 활성화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 기인했다.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1분기 12조7000억원에서 2분기 37조3000억원으로 24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가계 빚이 늘면서 여유 자금이 줄어든 것이다.가계 소득은 줄었는데 가계가 예금이나 보험 등 금융상품으로 운용한 돈은 오히려 늘어나기도 했다.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예금이나 보험, 주식, 채권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의 증가액은 61조8000억원으로, 1분기의 43조7000억원과 비교해 18조1000억원 늘었다.문소상 한국은행 자금순환팀장은 “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벌어들인 소득에서 지출을 제외하고 예금이나 주식·채권에 유입된 자금이 1분기보다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1% 감소할 정도로 2분기 소득 여건은 1분기에 못 미쳤다.소득 여건이 악화됐는데 쓰고 남은 돈이 오히려 더 늘었다는 것은 노후 대비나 경기회복 부진으로 가계가 씀씀이를 줄였음을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한편 비금융법인기업 부문은 설비투자 확대 수요 등으로 차입금이 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1분기 4조4000억원에서 2분기 5조2000억원으로 늘었다.일반정부 부문은 세수 확대 등으로 1분기 5조5000억원의 자금 부족에서 2분기 6조4000억원의 자금잉여로 전환했다.국외 부문은 경상수지 흑자가 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1분기 27조3000억원에서 2분기 3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2분기 중 금융법인이 국내 비금융 부문에 공급한 자금은 총 58조1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4조6000억원 증가했다.6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1경4465조원으로 3월말과 비교해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