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신흥국들 정리해고 태풍…한국은 문제없나
산유국 유전 인력감축...선진국에서도 해고 잇따라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회사 재정상태가 악화되면서 신흥국 자원 기업들이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나섰다.
24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광산 업체나 노르웨이·캐나다 등 산유국 석유기업들이 잇따라 대량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은 자원 신흥국에서 철수하거나 생산인력을 줄이고 있다.
중국발 세계 성장세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신흥국 위기가 보다 심각해질 경우 한국도 무풍지대로 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서 기업에서 감원이 불가피해지며 이는 금융기관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광물 기업들은 구리 등 광물 가격이 하락하자 아프리카 현지 광산의 생산을 축소하면서 인력도 줄이고 있다.
최근 잠비아에서는 스위스 광물기업 글렌코어가 모파니 광산 직원 4300명을 내보내기로 했고 중국 루안샤도 발루바 구리광산에서 1600명을 해고했다. 캐나다의 바릭 골드도 잠비아 구리 광산을 더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광산 및 에너지 생산기업인 프리포트-맥모란은 지난달 미국내 광산인력 10%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이달 들어 오일샌드 업체인 코노코필립스가 직원 400명과 협력직원 100명을 정리한다고 밝혔고 펜웨스트 석유는 400명 해고 등을 포함한 발전 방안을 내놨다.
산유국인 노르웨이에서도 이달 들어 오일 서비스 제공업체인 아케어 솔루션스가 각국에서 유치한 고급인력을 포함해 500명을 내보낸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올들어 5000명 이상을 내보낸 석유가스업계에 해고 외에 다른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빈사상태에 빠진 브라질에서는 해고 확산 조짐이 뚜렷하다.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바스는 지난주에 외부 협력업체 직원 5000명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에는 폴크스바겐 직원 1만1600명과 포드 모터스 생산 공장 직원 4400명이 소속된 금속노조가 대량 해고 대신에 근무시간을 5분의 1 줄이고 임금을 덜 받는 방안을 사측과 합의했다.
지난달 다임러도 트럭 공장에서 1500명을 해고하는 대신에 비슷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GM도 800명을 해고하려던 계획을 일단 접었다.
러시아에서는 최대 은행인 스베르뱅크가 올들어 이미 3600명을 감원한데 이어 최근에는 추가 해고를 포함한 개혁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영은행인 VTB도 2000명을 내보냈으며 역시 추가 인력감축을 검토 중이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8일 러시아 사업을 폐쇄하고 200명을 내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자원기업인 가스프롬과 로즈네프트의 대규모 사업들이 취소 혹은 연기되면서 관련 일자리도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최근 수개월간 제조업과 광산업에서 이미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인도네시아 고용주협회는 소속 기업들이 올해들어 5만명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중국도 제조업 경기 상황이 더욱 나빠지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선진국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미국의 그루폰은 23일 타일랜드, 대만, 필리핀, 우루과이 등 7개국에서 철수하면서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1100명을 내보낸다고 발표했다.
앞서 HP는 분사 과정에서 3년간 무려 3만33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는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에서 2500명을 내보낸다고 발표했으며 하드디스크 제조업체 시게이트는 지난 10일 실적 부진에 따라 인력의 2%인 1050명을 연말까지 해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