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형평성 논란…집 3채 갖고도 한푼 안내고 혜택

생활고로 월 3천560원 못내 건보 혜택 못받는 경우도 있어

2015-09-24     심재진 기자

 

[매일일보]건강보험의 보험료 부과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생활고로 월 3560원밖에 안 되는 최저 보험료조차 장기간 내지 못해 건강보험을 이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는가 하면 집을 3채 이상 갖고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얹혀 보험료 한 푼 내지 않고 보험혜택을 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보험료를 매기지 않다 보니 빚어지는 부조리한 현상이다.

2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지역가입자 월 최저 보험료인 3560원의 적용을 받는 지역가입자는 25만5678명이었다.

이 중에서 7871명은 장기간에 걸쳐 월 최저 보험료조차 내지 못해 보험급여 제한을 당하고 있었다. 아파서 병원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가입자 수가 아닌 지역가입 세대별로 살펴보면 2014년말 기준으로 월 최저 보험료를 내는 지역가입자는 26만5685세대며 이 중에서 1만2533세대는 6개월 이상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었다. 총 체납금액은 70억5600만원이었다.

2년 이상 체납세대가 4천650세대, 4년 이상 체납세대도 1천985세대에 달했다.

이에 반해 다른 한쪽에서는 집을 3채 이상 가진 재력에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으로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면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무려 68만명에 달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전체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총 5009만6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지역가입자는 1483만2000여명(29.6%)이고, 직장가입자는 1481만6000여명(29.6%)이다.

나머지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2044만8000여명(40.8%)에 달한다. 전체 가입자 10명 중 4명꼴이다.

특히 피부양자 중에는 주택 보유자가 404만7400여명에 이르렀다.

주택소유 피부양자를 보유 주택수별로 보면, 1채 보유자가 267만6067명이었고, 2채 이상 보유자가 137만1352명이었다. 3채 이상 보유자는 67만9501명이었고, 5채 이상 보유자도 16만1463명이나 됐다.

양승조 의원은 "주택 3채 이상 소유한 직장가입 피부양자는 보험료를 내지 않고 보험혜택을 받는데, 월 보험료 3560원을 내지 못하는 최저소득 지역가입자들이 건강보험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건강보험 당국은 이들의 체납 보험료를 탕감하거나 급여제한 조치를 해지하는 등 최저소득 지역가입자의 의료이용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