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용돈기부-반찬배달…나눔물결 귀감

전농2동 초등학생 1년간 모은 용돈 3차례 기부

2016-09-25     송인성 기자
[매일일보 송인성 기자]동대문구 청소년들이 스스로 나눔 봉사에 앞장서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홀로 사시는 저소득어르신께 난방비로 전달해 주실래요?”지난 22일 전농동에 살고 있는 오지운 군(전동초 6학년)은 전농2동 주민센터(동장 김윤기)를 찾아 15만원을 기탁했다. 오군은 “한 달 남짓 모은 거라 많진 않지만 어려운 이웃 중 한 명이라도 이번 겨울이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했다”고 말했다.오군의 기부는 올해에만 벌써 3번째다. 앞서 4월에는 지난 1년 동안 모은 용돈과 세뱃돈을 모아 30만원을, 8월에는 25만원을 기탁했었다. 기탁된 돈은 오군의 요청에 따라 저소득 가구의 생계비나 여름이불 지원비로 모두 활용됐다.오군은 “멋진 장난감을 사고 싶고 큰 사슴벌레도 키우고 싶었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돈을 쓰기로 결심한 만큼 참았다”며 “힘들지만 보람이 워낙 커 앞으로도 용돈을 모아 계속 기부를 해나갈 예정”이라며 소감을 전했다.한편 휘경1동 희망복지위원회(위원장 이영익)는 거동이 불편한 홀몸어르신 10가구에 반찬배달 서비스를 얼마 전부터 시작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희망복지위원이 재능기부로 2주에 한번씩 4~5가지의 반찬을 만들고 포장하면 위원들이 집집마다 다니며 직접 배달한다. 다른 동과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자녀들과 함께 배달을 한다는 것.이번 배달은 평소 홀몸어르신과 결연을 맺고 지원해 온 희망복지위원들이 자녀들에게 반찬봉사 동행을 권유하면서 시작됐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나눔 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시작한 일인 만큼 지금은 10여명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반찬 배달에 나선다.처음에는 쭈뼛거리고 망설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토요일 오전이면 먼저 어르신을 보러 가자고 조르기도 한다. 최선화 위원의 딸은 “처음 찾아뵐 때는 할머니가 낯설고 어색했는데 요즘은 전화통화까지 하는 사이”라면서 “할머니가 전화를 안 주시면 안부가 궁금해져 먼저 전화를 드리기도 하고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도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김용호 휘경1동장은 “동 희망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주민들의 나눔이 활성화되면서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부모를 보고 나눔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면서 앞으로 더욱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라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