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C, 삼성SDS에 뿔난 내막

“괜한 트집 잡지마!”

2010-04-05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SKC&C가 삼성SDS의 발목잡기(?)에 단단히 뿔이 났다. 최근 SKC&C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유비쿼터스 통합정보시스템 및 IT인프라 구축사업에 입찰, 지난달 29일 엑스포조직위원회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입찰에 참가한 삼성SDS가 입찰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급기야 삼성SDS는 이를 지적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관한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법원 판결 이전에 조직위가 SKC&C와 계약을 체결해 버렸기 때문.
이에 삼성SDS등은 잘못된 체결이라며 조직위와 SKC&C를 향해 맹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SKC&C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오히려 삼성SDS가 터무니없는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SDS가 협력사를 이용해 터무니없는 생트집을 잡고 있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이는 SKC&C측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달 29일 SKC&C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와 유비쿼터스-엑스포 통합정보시스템 및 IT인프라구축 사업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국책 사업으로 규모는 377억원대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SDS등이 SKC&C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면서 최근 기업간 감정싸움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C&C, 삼성SDS와 각세운 배경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2008년 말 삼성SDS컨소시엄을 비롯한 SKC&C컨소시엄, LG등 세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유력시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SKC&C컨소시엄이 지난 2월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SKC&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입찰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의 경우 대략 350억∼360억원 사이에서, 또 LG는 250억∼260억원 사이에, 마지막으로 SKC&C가 225억원에 입찰가를 써 냈다.

삼성SDS, 여수엑스포 유비쿼터스통합시스템 사업 계약 따낸 SKC&C의 입찰과정서 문제점 지적 

하지만 삼성SDS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앞서 문제를 제기한 곳은 삼성SDS의 협력사 신분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주)쌍용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은 “SKC&C 컨소시엄은 예가가 340억원인 사업에 이보다 115억 원이 적은 225억원의 덤핑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또, “SKC&C는 장비사양, 가격 등이 기재되지 않거나 잘못 기재된 입찰서‧산출내역서‧제안서를 제출했다”며 지난 3월초부터 최근까지 몇 차례에 걸쳐 감사원등에 민원제기를 했다.

나아가 쌍용정보통신은 이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내려했다. 하지만 사업 주체가 아니므로 삼성SDS가 대신하여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때가 지난 3월26일이었다.

삼성SDS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쌍용정보통신측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일 뿐, 삼성SDS가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쌍용정보통신이 우리의 협력사이기는 하지만 사업주체가 아니므로 대신하여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삼성SDS측이 낸 가처분 신청의 내용은 조직위가 중대한 하자가 있는 SKC&C와의 입찰절차 진행을 중지하고, 삼성SDS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쌍용정보통신측이 제기하는 문제점들은 접어두더라도, 여수엑스포조직위가 법원 판결 이전에 계약을 맺은 것은 의아스럽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대로 삼성SDS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지 불과 3일여 만에 조직위는 SKC&C와 최종 계약을 체결해 버렸다.

삼성SDS등은 “판결도 나기 전에 계약을 체결한 것은 상식적 범위 내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SKC&C, “불쾌하다”

반면, SKC&C측은 삼성SDS의 이같은 태도에 오히려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SKC&C는 이번 계약 체결과 관련해 삼성SDS등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저가입찰’, ‘제안서 흠결’ 등에 대해 “근거 없는 상대방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SKC&C, "선의의 경쟁은 뒤로 한 채 경쟁업체 발목잡기에 불과, IT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 초래할 것“ 반박

SKC&C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요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저가입찰’ 주장에 대해서는 “입찰 범위 내이며 기술력(80%)과 입찰가(20%) 이렇게 두 가지 항목을 가지고 평가했는데, 기술력은 참여한 세 업체 모두 대동소이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면 입찰가를 낮게 써낸 업체가 선정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제안서 흠결’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계약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평가위원들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공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조직위가 우선협상자 선정 및 협상 개시, 계약 체결에 이른 것이 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삼성SDS가)가처분 신청을 냈다고해서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것도 아닐뿐더러, 이제는 우선협상자가 아닌 계약자 신분이기 때문에 목적도 사라진 상태”라며 “우리가 볼 때, 삼성SDS가 협력사를 이용하여 선의의 경쟁은 뒷전에 둔 채 경쟁업체의 제안서 등 공공기관의 자료를 불법으로 입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비방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IT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SDS가 조직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은 오는 4월9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