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낮출수록 미국 금리 인상 충격 커져
한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0.25%포인트 낮추면 은행 BIS비율 0.03%포인트↓
2016-10-0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낮아질수록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은행이 입는 타격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기준금리 수준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년간 금리를 3%포인트 인상할 경우 국내 18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1.26%포인트(16조8000억원)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이 같은 결과는 지난 6월 한은이 금융안정보고서에 공개한 테스트 결과(총자본비율 1.23%포인트 하락)보다 충격 정도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한은이 지난 6월 11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할 때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좁혀졌기 때문이다.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0.25%포인트 더 내려갈 경우 국내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29%포인트(17조2000억원) 하락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현재 연 0∼0.25%인 정책금리를 2017년까지 연 2∼3%로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2년간 3%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한은이 충분히 예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발 충격이 함께 겹쳐 발생할 경우다.
한은은 지난 6월 공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보고서에서 “향후 2년간 미 연준 정책금리가 3%포인트 오르고 동시에 중국 GDP 성장률이 2년 연속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를 3%포인트 밑돌 경우 국내 은행 BIS비율이 2016년 말에는 10.6%로 3.4%포인트나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미 금리 인상과 더불어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일부 은행의 BIS 비율이 바젤Ⅲ 규제 기준(2016년부터 8.625% 이상)에 미달할 수 있다고 당시 한은은 경고했다.금융시스템 위기가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알면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같은 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감행했다.최 의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올해 내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급격한 외화유출 가능성,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하락 등에 대한 만전의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더 인하할 경우를 가정해서도 사전 점검이 이루어져야 향후 예측 가능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