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 엔진 멈춘 한국산업 ①] ‘저성장 늪’ 탈출구가 없다
글로벌 경제 위기 장기화로 업종 불문 수익성 정체
올해 수출 5%안팎 감소 전망…금융위기 이후 ‘최악’
2015-10-05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고성장 가도를 달리던 한국산업의 엔진이 멈춰섰다. 글로벌 경기불황의 여파와 내수부진이 계속되며 성장률을 뒷받침 하던 각종 지표와 전망치는 뒷걸음질 치고 있고, 대내외 경기여건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산업의 대들보인 제조업도 수출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저성장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는 현재 한국산업이 처한 상황과 대안 등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한국산업에 경고음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화의 여파로 전자, 전기, 철강, 조선, 유화 등 업종을 불문한 산업 전반이 수익성이 정체의 늪에 빠진 것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외연 확대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수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여기에 더해 향후 경제 성장률 또한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4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부진에 G2(미국·중국)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제조업 체감경기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해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9월 업황 BSI는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68로 전달과 같았다. 이는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 환율 전망에 대한 기업들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제조업들의 내달 체감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10월 업황 전망BSI는 70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다.산업부문별 실적 악화도 지속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009년과 2015년 상반기의 주력업종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8대 주요 업종 가운데 6개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보다 훨씬 더 낮아졌다.조선업은 8.2%에서 -1.6%로 무려 10%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건설부문은 2008년 5.1%에서 올해 상반기 3.7%로 영업이익률이 1.4% 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기계 업종도 6.3%에서 3.9%로 2.4% 포인트나 하락했고 화학부문은 9.5%에서 5.8%로 3.7% 포인트, 철강업도 8.0%에서 5.6%로 2.4% 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는 금융위기 당시 7.6%에서 올 상반기 7.0%로 줄었다.기간산업인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전반적인 수출실적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관세청이 집계한 지난달 20일까지의 수출액은 27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줄어들었다.역시 부진했던 7월과 8월의 실적까지 합치면 3분기 수출액은 1300억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0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다.이는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과 한국 수출액에서 30%에 달하는 중국 경기침체와 신흥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 줄었다. 신흥시장은 중남미 -33.9%, 독립국가연합(CIS) -42.2%, 중동 -13.1%를 기록했다.그렇다고 4분기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분기에도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영향 품목과 선박부문의 수출 감소세가 계속될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신흥국의 경기 부진 등 대외여건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크게 호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성장률 둔화가 우려된다.실제 주요 기관이 전망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은 2.8%를 예상했고, 국회 예산정책처는 2.6%로 더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민간기관은 한국금융연구원이 2.8%, 한국경제연구원이 2.7%, LG경제연구원이 2.6%, 삼성증권이 2.5%를 예상해 대부분이 2% 중후반을 제시했다.블룸버그가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2.4%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