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엔진 멈춘 한국산업] 존폐 기로 선 中企, 경제생태계 무너진다

삼성전자·현대차 실적 하락에 협력사 영업이익도 뚝
대기업 위주 성장 정책 벗어나 중기 자생력 높여야

2016-10-07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휘청거리자 중소기업들 역시 속수무책으로 위기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더욱이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여건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 경제는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태에 놓이게 됐다.7일 업계 및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액(223조9000억원)이 한국의 명목 GDP(1691조원)의 13.83%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 매출액을 국내 매출 2위 업체인 현대차(5.98%)와 합치면 한국 GDP의 20%에 육박한다.GDP 대비 기업 매출액은 특정 국가가 특정 기업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CEO스코어의 조사에서도 지난 2013년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창출한 부가가치총액이 140조2000억원으로 GDP의 10% 수준에 달했다. 4대 그룹의 부가가치 총핵은 전년보다 3.7%나 증가했다.한국 경제가 몇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경제 위기에도 더욱 취약해질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특히 국내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체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기업의 매출 등에 따라 1·2·3차 협력사인 중소기업의 매출도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관련 협력사들의 실적이 크게 출렁였다. 승승장구한 반도체사업과 관련된 협력사들은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실적이 악화됐던 스마트폰사업 관련 협력사들은 직격탄을 맞은 것.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사들은 32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209.2% 급증했다. 반면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는 1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줄었다.2013년에는 반대의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가 2133억원으로 반도체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1061억원)의 2배를 웃돈 바 있다.더구나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의 협력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증가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5.7%에서 2013년 13.8%로 높아졌지만, 협력사들의 평균 이익률은 2008년 4.6%에서 2010년 7.2%로 올랐지만 최근 다시 하락하며 2013년 4.2%로 오히려 줄었다.현대차 비계열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2008년 3.6% 수준에서 2013년 3.3%로 감소했다.이에 따라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고용, 연구개발(R&D) 투자 등도 줄어 결국 성장 기반도 취약해진다는 지적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한 대응도 늦을 수밖에 없다.실제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글로벌 조선 시장의 불황으로 대규모 적자를 내자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도산 위험에 처해있고 지역 경제도 얼어붙은 상황이다.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협력사로서만 남아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의존하는 것을 벗어나고 내수 위주에서 수출 등 글로벌화를 통해 매출 독립성을 강화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또한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