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역주택조합사업' 난립…피해 우려"
'사전신고제도' 도입 등 고강도 업무지침 마련
2015-10-07 박동욱 기자
[매일일보]최근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우후죽순으로 난립, 무주택 서민 조합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가 이에 대한 인가 요건을 크게 강화하고 나섰다.7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말 조합설립인가 3개소와 조합설립추진 중인 곳 13개소였으나, 올해 9월 현재 조합설립인가 7개소, 조합설립추진 20개소에 이른다.'6~700만 원대', '유명건설사 시공', '선착순 동/호수 지정' 등을 내세우며 조합원을 모집하는 주택조합이 9개월 만에 11개나 증가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과열 양상 속에 일부 지역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지역주택조합설립 인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도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토지소유주 또는 주민들의 반대로 재개발사업이 취소 또는 해제된 곳에서도 조합원을 모집하는 불법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부산시는 이에 따라 지역주택조합사업 자체에 대한 폐지를 국토부에 건의하는 한편 시 차원의 엄격한 업무지침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지역주택조합사업가 많은 문제를 양산하기 때문에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건의서를 지난 5월 국토부에 제출했지만 아직 반응이 없는 가운데 조합 설립이 더욱 늘어날 기미를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우선적으로 시는 조합원 모집 전에 '사전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시에서 마련한 조합규약 동의서 표준양식의 사용을 의무화함으로써 사업의 위험성을 알기 쉽도록 할 방침이다.또 홍보관, 조합원 모집장소 등에 시에서 제공하는 대형안내문을 의무적으로 게시토록 하고, 조합인가 신청 시 조합원 개개인이 필수정보를 충분히 인지했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재개발사업은 토지를 가진 소유자들이 무주택 서민들의 분담금을 모아 진행된다.이처럼 조합원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사업방식과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마치 아파트에 당첨되는 것처럼 현혹하거나, 동·호수지정과 유명시공사 선정을 조합원 모집과정에서 결정된 것처럼 호도함으로써 서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시 관계자는 "평균 8년 정도 걸리는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사업기간 예측이 무의미하고 토지를 확보했다고 홍보하지만 일시적인 사용 승락에 불과한 약정금만 치른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이어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일반아파트처럼 분양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개개인이 조합을 구성해 사업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조합원이 부담하는 사업이므로 한번 가입하면 탈퇴가 잘 되지 않으며 해약 시 큰 손해를 본다"며 관련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