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④ 엔진 멈춘 한국산업] ‘선택과 집중’ 재정비 필요할 때

기술력 앞세운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동력 삼아야
‘원샷법’ 등 정부의 조속한 경제 정책 재정비 필요

2016-10-08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위기에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시기를 ‘정체’가 아닌 ‘재정비’의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업 전략을 다시 세우고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철강·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 부문은 세계 최고를 달리지만 중국이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자본을 앞세워 맹렬한 추격을 하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이지만, 중국은 6.8%로 전망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둔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소비와 수출이 견조세를 유지해 향후 5년간 6%대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아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통해 한국 산업계가 더 많은 기회를 모색해야 하지만 기회를 찾기보다 추격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중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철강 등의 산업이 아직 기술력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관세 정책이나 세제 지원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대·중소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중국과 기술력 차이가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은 필연적이며 기술력은 한순간에 따라잡힐 수 있다”며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실제로 주요 기업들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포스코는 값싼 중국산 철강 영향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자 솔루션 마케팅에 집중하는 등 고부가가치철강으로 영업이익을 크게 향상시켰다.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도 친환경 가스선박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등 고부가치선을 중심으로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미세공정 기술을 앞세워 D램 가격의 하락에도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대·중소기업이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동반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한국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매년 반복되는 노사갈등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은 올해도 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등의 쟁점으로 임단협을 일찍 매조 짓지 못하고 수차례의 협상과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파업 등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손실도 입고 있다. 노사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기업 경쟁력 약화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지난 9월 노사정이 대타협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명확화 등의 현안에 대한 타협점을 마련했으나 비정규직 문제나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전문가들 및 경제계에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청년 실업률을 낮춰 한국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조속한 후속 대책 논의와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이 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확실한 정부의 경제 정책 재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복합규제를 원샷규제로 바꿔야 한다”며 “사전에 모든 걸 규제하고 허가하기보다는 일을 벌릴 수 있게 해달라”고 제언한 바 있다.기업이 자발적으로 신성장사업 진출, 중복·경쟁사업 통합, 부진사업 정리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절차 간소화, 세제 및 자금, 사업혁신 등을 할 수 있도록 일명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또한 혼란을 주는 오락가락한 경제 정책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현 정부 들어 임시공휴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 청년 인력 중동 진출 정책 등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