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청소년 정조대왕 행차 시연
조선시대 격쟁…동일여자상업高~금천구청까지 행차
시흥행궁서 이틀간 머물며 격쟁 통해 백성들과 소통
2015-10-08 백중현 기자
[매일일보 백중현 기자]지금부터 220여 년 전 조선 정조시대의 격쟁이 서울 한복판, 금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펼쳐진다. 격쟁은 조선시대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징이나 꽹과리를 쳐서 임금에게 하소연하던 제도다.금천구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동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격쟁과 더불어 시흥행궁 복원을 위한 정조대왕 행차시연을 진행한다. 정조대왕 행차시연은 정조의 애민정신과 개혁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격쟁으로 문을 연다.정조 19년(1795년)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추모하기 위해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화성(현재 수원)으로 행차했다. 8일 간의 행차에서 정조는 행차 시 시흥행궁(현재 금천구 시흥동)에서 이틀 간 머물렀고, 그 동안 격쟁을 통해 백성들과 소통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동일여상 학생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각색해 격쟁을 만들었다. 이번 행차에서 정조대왕 역을 맡은 학생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시흥행궁을 복원하는 것을 요청하고, 지역의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공감대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격쟁이 끝난 후 정조와 혜경궁 홍씨 등의 역할을 맡은 160여 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출발한다. 시흥행궁이 있었던 시흥동 은행나무를 지나 금천구청까지 약 4킬로미터를 행진할 계획이다. 행진을 하면서 지역주민에게 시흥행궁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지역문화를 진흥하는데 앞장 설 예정이다.한편 금천구는 관할 경찰서 및 소방서 등과 협력해 학생들의 어가행렬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행진 시 경찰병력 및 공무원 100여 명이 투입되고, 모범운전자회 봉사단체도 안전요원으로 동참한다.또 금천구는 행사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통제 상황을 사전고지하고 안내 도우미를 배치하는 등 민원 안내를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가동한다.이선옥 동일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은 “역사는 현재 속에서 살아있는 과거라는 사실을 느끼고 우리 고장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생기길 바란다”며 “학생들의 열의가 지역에서 꽃피어 시흥행궁 복원이라는 결실로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금천구 관계자는 “시흥행궁 복원을 위한 정조대왕 행차시연이 주민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행사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