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중전회 정책기대감 ‘솔솔’…중국펀드 자금 쏠린다

정책 랠리 기대감에 자금 유입속도 한층 빨라져

2015-10-13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중국의 향후 5년(2016∼2020년)간 경제 청사진을 사실상 확정지을 ‘18기 5중전회’(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정책 랠리 기대감에 중국 펀드로 자금이 다시 쏠리고 있다.13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월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578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달에도 1∼7일 사이에 295억원이 들어오면서 자금 유입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추세다.이는 지난 5∼8월에 총 7345억원의 뭉칫돈이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7월 이후 주가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중국 펀드로 자금이 돌아오는 것은 이달 5중전회를 계기로 정책 랠리가 재연될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달 26∼29일 열릴 5중전회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2기 통치 기간을 포함하는 2016∼2020년 중국 경제 운용의 설계도인 ‘13·5 계획’(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이 마련된다.공산당이 권력의 중추인 중국에서는 당 수뇌 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사실상 확정 짓고 나서 이를 이듬해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확정, 대외에 공표한다.5중전회에서 13·5 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회의를 마치고 발표되는 ‘보고’나 주요 지도자·당국자들의 공개 발언을 통해 경제 운용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결정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정도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부쩍 커진 상황에서 올해 목표인 연 7%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중국 정부가 추가적 통화·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골드만삭스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8%로 제시하는 등 세계 주요 투자은행과 국제기구가 중국의 7%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중국 당국은 올해 7% 성장률 달성을 여전히 공언하고 있다.따라서 13·5 계획 마련을 앞두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나 지급준비율 하향, 추가 재정정책 집행 등의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이런 정책 기대감은 최근 중국 증시에 빠른 속도로 반영되고 있다.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9월29일 3038.14로 마감했다가 9월30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올라 12일엔 3287.66으로 장을 마쳤다.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도 같은 기간 9230.50에서 1만500.50으로 13.76%나 뛰어올랐다.중국 펀드의 단기 수익률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8일을 기준으로 한 중국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97%로 주요 국가·지역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같은 기간 북미, 일본, 유럽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55%, 3.31%, 5.38%였다.다만 막연한 정책 기대감에 편승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그려질 때까지 기다려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5중전회가 끝나고 추가 인프라 투자 계획 등 내수 활성화 계획이 나오고 위험 지표가 안정화되는 시점에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평가가치 부담을 많이 덜어냈지만 아직 변동성 지표가 안정권에 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또 세계 자본시장의 큰 흐름에 비춰봤을 때 경기 둔화 우려가 잠복한 중국 시장보다는 선진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도 나온다.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수면 아래로 잠기는 듯한 양상을 띠고 단기적으로 신흥국 시장의 반격이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신흥국의 이익 전망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 등의 경기 상승 동력도 마이너스권이라는 점에서 선진국 중심으로 안전 운행을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