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 막아라'…각국 돈풀기 확산되나
중국 유사 양적완화 정책, 한국 등 금리 인하 전망
2016-10-1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글로벌 경기 하강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14일 국제금융계는 오는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 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달 27∼28일 열리는 회의에서 동결된다는 전망은 90%에 달한다.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데다 연준이 2% 물가 목표 도달 시점을 1년 늦추는 등 금리를 올릴 제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데 따른 것이다.영국도 이달 금리를 동결했다.시장에서는 당초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이 미국 연준을 따라 바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제는 2017년에도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지난 13일에 발표된 영국의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0.1%로, 1960년 이래 두번째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시장에서는 오는 22일 몰타에서 열리는 ECB 정례 통화정책이사회에서 양적완화 확대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중국발 세계 경기 둔화가 유럽으로 번지면서 유럽 경제의 버팀목인 독일 경제마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그 이유로 꼽힌다.독일은 9월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에 머물렀으며 폴크스바겐 사태로 10월 투자자 신뢰 지수가 급격히 하락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행동은 않고 발언만 하는 동안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8%나 상승했다면서 ECB에 환율 전쟁에 뛰어들라고 독촉하고 있다. 통화 가치를 내려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라는 것이다.일본에서도 조만간 양적완화 확대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지난 8일 발표된 8월 기계수주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예상(-3.2%) 보다 악화된 -5.7%를 기록하는 등 경기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이 배경이다.골드만삭스는 일본은행이 오늘 30일 회의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0%로, 인플레 전망도 0.7%에서 0.3%로 각각 내리면서 양적완화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최근에 예상했다.올해 들어 여러 차례 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단행한 중국은 최근 신용 재대출 확대 조치를 통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방은행의 자산을 바탕으로 대출규모를 확대하는 자산담보부 신용 재대출 시범 지역을 확대했다.중국은 지난9월 수입이 작년 동기대비 20%나 줄어들면서 11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는 등 7% 성장률 달성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한국 등 신흥국에서도 미국 금리인상이 늦어지면서 시간을 벌게 되자 금리 인하 논의가 나오고 있다.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내 한 차례는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바닥에 깔려있다.일각에서는 최근 성장률 전망 하락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국제금융센터는 인도네시아와 칠레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은 14일 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인도 중앙은행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은 탓에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로 내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한편 호주와 폴란드는 지난 6일 금리를 동결했으며 대만과 파키스탄 중앙은행도 지난달 중순 이후 기준금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