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 네마리 용’ 중 수출 두드러져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경쟁국보다 선전

2015-10-15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한국 수출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한국·홍콩·대만·싱가포르) 가운데 가장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15일 JP모건의 '한국, 이웃 나라의 침체 속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여 년 간 상승 흐름을 보였다.한국 수출이 지난해 세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3.4%로 2010년(3.1%)보다 0.3%포인트 늘었다.이는 2005년 비중(2.8%)보다는 0.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아시아 경쟁국인 대만은 2005년 1.9%, 2010년 1.8%, 2014년 1.7%로 세계 수출시장에서 입지가 갈수록 좁아졌다.작년 싱가포르의 수출 비중은 2.2%로 9년 전과 차이가 없었다. 2010년(2.3%)과 비교하면 비중이 오히려 떨어졌다.원화의 실질 가치는 2010년 이후 7% 올랐지만 싱가포르와 대만 통화가치가 각각 10%, 5%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한국 수출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진다.JP모건의 김지원 연구원은 “한국은 대만과 싱가포르보다 수출 품목이 다양해 아시아 신흥국의 수요 약화 등의 위기에 두 나라보다 받는 충격 정도가 덜하다”고 설명했다.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각국의 수출액 순위를 봐도 한국과 아시아 경쟁국의 명암은 엇갈렸다.한국의 순위는 2005년 10위(3050억 달러)에서 2010년 7위(4789억 달러), 2014년 6위(6055억 달러)로 꾸준히 상승했다.싱가포르는 2005년 17위, 2010년 19위, 작년 19위로 답보 상태를 보였다.

작년 홍콩의 수출 순위(40위)도 2005년(34위)과 비교해 6계단 떨어졌다.
   
열강으로부터 해방된 후 고도성장을 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린 국가 가운데 한국만이 최근 수출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들어 한국 수출은 극도의 부진을 이어갔지만 1분기 수출 순위(5위)는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한 단계 올라갔다.블룸버그 집계치가 있는 올해 4월과 5월 한국 순위도 5위였다.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으면서 한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모양새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보면 중국이 지난해 2조4068억 달러를 수출해 부동의 1위를 지켰다.미국과 독일이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일본(4위)과 네덜란드(5위)도 한국을 앞섰다.특히 중국 수출 순위는 2000년 4위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05년 독일을 밀어내고 1위를 기록했다.눈부신 성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브릭스(BRICS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에서는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저유가 등으로 수출 부진을 겪었다.중국도 그동안 급성장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중국의 1∼9월 수출입 누계 총액은 17조87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감소했다.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인 만큼 중국 등 세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아시아 네 마리 용 가운데 그나마 선전한 한국 경제도 비틀거릴 가능성이 있다.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중국이 연착륙에 실패하면 “중국의 지역 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연계된 무역 감소로 수출 중심 국가인 홍콩과 한국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