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세계청년 ‘3분의 1’ 사실상 실업자”
향후 10년간 노동시장 진입 청년 중 40%에게만 일자리
2015-10-15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세계은행(WB)은 13일(현지시간) ‘청년 고용을 위한 해결책 - 2015 기본 보고서’를 펴내며 나라와 지역, 남녀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 청년세대가 공통적으로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15~29세 청년인구는 18억명으로 사상 최대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준으로 약 5억명이 실업자이거나 불완전 고용상태에 있다.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청년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사실상 실업자 수는 총 6억2100만명에 달한다.니트족은 취업 연령대이면서도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지도 않고, 일하지도 않는 상태이며 공식 실업자와는 ‘적극적 구직활동’ 등에서 차이가 난다.세계적으로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성인 연령층 실업률의 2배가 넘는다. 나라에 따라 최대 4배까지 높다.WB는 국제노동기구(ILO)를 비롯해 청년고용해결(S4YE), 국제청년기금(IYF) 등 여러 국제단체와 공동으로 작성해 낸 이 보고서에서 “지금 우리는 경제위기에 빠진 한 세대(청년세대)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세계적으로 청년실업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우선 국제금융위기 이후 장기화된 세계경제 침체 등에 청년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어서라고 WB는 분석했다. 청년층은 고용 안정성과 법적 보호가 떨어지는 임시직 종사자들이 많다.
또 다른 주요 이유로 고용주가 원하는 자질과 청년들의 능력 간에 차이를 꼽았다. ‘필요 이상의 자질(학력) 과잉 또는 자질 미흡’이 문제라고 표현했다,
저개발국에선 청년 구직자들의 교육수준과 기술 숙련도가 모두 부족하고, 개발도상국에선 핵심 기능이나 기술, 특히 서비스산업과 관련한 숙련도가 낮다.
반면 선진국에선 학교교육 수준은 높지만 직업에 실제 필요한 숙련 기술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적어도 향후 10년 이상 다른 연령대나 이전 세대들에 비해 더 큰 실업난을 겪을 것이라는 게 WB의 전망이다.지금의 경제구조와 상황이 그대로 지속할 경우 앞으로 10년간 취업시장에 새로 진입할 청년 약 10억명 가운데 40%만 일자리를 얻게 될 것으로 추계했다.향후 10년 동안 매달 500만개, 총 6억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야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WB는 전망했다.청년실업은 경제적으로 젊은이 개인을 가난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가정과 국가·세계 경제도 황폐화시킨다. 정부는 세금·연금보험료 등을 거둘 수 없는 반면 사회안전망 관련 지출을 늘려야 하고 기업들은 소비 능력을 갖춘 고객을 잃게 되는 것이다.많은 아랍권 국가 등에서 청년들이 주도하는 봉기와 경제적 반란, 극단주의가 늘어나고 있다.이밖에 각종 정치 사회적 비용과 위험이 커지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WB는 따라서 디지털 기술혁명의 영향이 노동과 각종 사회경제적 관계들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시대에 맞춰 각국 당국이 효과적인 청년고용정책을 마련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과 기능에 초점을 맞춘 교육 및 훈련 제도의 개혁 등이 필요하다면서 S4YE 등 관련 단체들이 그동안 일부 시행한 사례들을 제시했다. 특히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이들의 창업 및 기업활동을 돕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