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의사조차 없는 인구 9년새 2.5배 증가
보사연 보고서…구직 포기자 3명중 1명 35~55세
2015-10-15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비경제활동 인구 중 근로의사가 없는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비중이 최근 9년새 2.5배나 높아졌다. 이른바 ‘니트족’(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Training) 중 일할 의사조차 없는 사람들이 그사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신호(10월)에 게재된 ‘한국복지패널을 통해서 본 사회·경제적 변화’(김태완·이주미) 보고서가 2005~2013년의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보사연은 다양한 인구집단별로 생활실태와 복지욕구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5년(조사 대상 연도 기준) 1차년도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를 하고 있다. 작년의 9차 조사에는 7048가구가 참여했다.15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경제활동 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근로의사 없음’을 꼽은 사람의 비중은 2005년 10.6%에서 2013년 26.5%로 2.5배 늘었다.이에 비해 ‘근로능력이 없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2005년 조사에서는 17.5%였던 것이 2013년에는 3.9%로 크게 줄었다.그 사이 ‘가사·양육·간병’을 비경제활동 이유로 꼽은 비중도 41.0%에서 29.8%로 감소했지만 ‘구직활동 포기’라는 답변은 3.4%에서 4.0%로 늘었다.2013년을 기준으로 하면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의 3명 중 1명꼴인 31.3%는 35~55세 연령대에 속한 사람이었다. 구직활동 포기자 중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에는 12.7%였지만 9년새 2.5배 늘었다.이에 비해 65세 이상 노년층이 구직활동 포기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사이 크게 줄었다. 2005년에는 42.4%를 차지했지만 2013년에는 31.0%에 그쳤다.한창 경제활동을 할 나이인 35~55세에서는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났지만 은퇴 후 연령대인 65세 이상에서는 구직 포기자가 줄어든 것이다.이와 별도로 보고서는 패널 가구의 주거 비용, 거주지 면적, 주거 환경 등을 추적해 ‘주거 빈곤율’을 제시했다.주거지가 일정 면적 이하일 경우, 지하·반지하·옥탑방에 거주할 경우, 월 소득에서 주거관련비(월세·관리비)가 20% 이상일 경우 주거 빈곤층으로 분류했다.그 결과 지난 9년 사이 잠깐이라도 주거 빈곤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주거 빈곤율)은 28.0%나 됐으며 장기간 주거 빈곤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7.0%였다.월세 거주자만을 놓고 볼 때는 주거 빈곤율은 60.9%로, 5명 중 3명꼴로 주거빈곤을 경험했다. 장기간 주거빈곤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4분의 1인 24.9%로 집계됐다.지난 9년 사이 종사자 수에 따른 기업별 임금 수준을 살펴본 결과, 종사자수가 10명 미만인 기업의 연봉은 2005년 1971만원이었던 것이 2013년 2118만원으로 7.4% 오르는데 그쳤다.연봉은 소규모 기업이나 중간규모의 기업에서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대기업의 연봉 증가 수준은 높은 편이었다.연봉 증가율은 종사자수 10~99명 22.7%(2308만원→2826만원), 100~499명 24.4%(2706만원→3367만원), 500~999명 42.3%(3445만원→4904만원), 1000명 이상 41.1%(3823만원→5396만원) 등으로, 종사자수 500명을 기준으로 증가율의 차이가 컸다.
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굳어진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고착화되고 있다”며 “계층 이동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나은 여건이 조성될 필요가 있지만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