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넉 달째 동결…연 1.5% 유지
경기개선 효과 더 지켜보기로…가계부채·美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
2015-10-15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1.5% 수준에서 넉 달째 동결됐다.한은은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이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0월, 올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가 인하되고서 4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한은의 이번 동결은 최근 내수 회복 추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보다는 국내외 경제상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데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가계에 빌려준 자금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난 8월 한 달간 9조8000억원이 늘어 773조1000억원에 달했다.금융회사의 대출금에 카드 사용금액 등을 합친 가계 신용 잔액은 지난 6월 말 1130조원을 넘어섰다.시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작할 예정인 점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다.양국 간 금리차가 줄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지난달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유보하자 국내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그러나 이 총재는 “경기가 예상 경로대로 가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유보에 따른 추가 인하 가능성을 부인했었다.경기부진을 통화정책으로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있는 점을 고려한 것. 즉 연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유효한 상황에서 경기회복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금리인하란 모험보다는 ‘신중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오늘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의 성장경로가 유지된다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시장에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이번달 금리는 동결했지만 연내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내수는 선방하고 있지만 수출의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 9월까지 9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이와 관련 HSBC는 “최근 예상보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로 인해 한국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긴박감은 사라지게 됐다”면서 “하지만 향후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필요성까지 배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