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사보다 제 주머니 채우기 급급

최 회장, 4 억에 인수한 SK C&C 지분, 2천614억 배불려

2007-04-07     권민경 기자
참여연대 ‘SK C&C' 회사기회 편취의 고전적 사례 비난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참여연대는 최근 '38개 재벌 총수 일가의 주식 거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재벌 계열사 4개 가운데 1개가 ‘문제성 주식거러를 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참여연대가 ‘회사기회 편취의 고전적 사례’라고까지 지목한 SK그룹이다.

참여연대는 “SK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했던 SK C&C 의 지분을 지배주주인 최태원 회장 일가가 인수, 계열사의 기회를 편취했다” 고 지적했다.

회사기회의 편취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기회 등이 회사로 귀속되는 대신 일부 총수일가에게 돌아간 경우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최 회장 일가는 SK그룹이 SK텔레콤을 인수한 이후 SK C&C의 회사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 기반이 확보된 지난 94년 SK C&C의 지분 100%를 SK(주)와 SK 건설로부터 4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 금액이 2004년 말 2천614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참여연대는 “만약 SK(주)와 SK건설이 SK C&C의 주식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2004년말 현재 약 5천780억원의 주식평가차익과 약 150억원의 배당금수익 등을 얻을 수 있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SK C&C가 SK(주) 의 최대주주가 되게 함으로써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했다고 참여연대는 분석했다.

SK그룹, ‘회사기회 편취의 고전적 사례’

참여연대는 최 회장이 2004년 약 2천614억원의 주식평가차익과 75억원의 배당수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최 회장이 1994년 SK C&C 의 주식을 매입하는 데 투자한 자금은 2억8천만원에 불과했지만, 10년 뒤 주식가치의 폭발적 증가로 2천6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며 이 같은 결과는 편취를 통한 거래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SK C&C는 1991년4월13일 정보통신사업과 관련된 컨설팅 및 조사용역, 정보통신기술관련 연구개발업무, 정보통신기기와 소프트웨어의 개발 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SK C&C의 지분은 SK(주)와 SK건설이 100%를 보유했다. 이후 1994년 SK그룹이 SK텔레콤을 인수하면서 SK C&C는 텔레콤과의 거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고 수익을 창출하게 됐다.

91년까지 매출이 전무했던 SK C&C는 SK그룹이 SK텔레콤을 인수한 이후 급속한 성장을 계속해 2004년에는 SK C&C의 매출이 9천388억1천700만원에 이르고, 영업이익만 762억3천500만원, 당기순이익이 1천575억4100만원에 달하는 비약적 성장을 했다.

이중 SK텔레콤에 대한 매출 비중이 무려 45.72% 총 4천200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바로 이렇게 SK C&C가 급성장을 하기 시작할 무렵인 94년과 95년에 지배주주인 최 회장 일가(최태원 회장, 최종현 전 회장의 사위인 김준일 이사, 이후 김준일 이사의 지분은 SK네트웍스와 최기원씨가 인수)는 SK(주)와 SK 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SK C&C 지분 70%와 30%의 지분을 주당 400원에 인수했다.

2002년 12월 JP모건과의 이면계약으로 SK증권이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최태원 회장이 SK C&C 지분 4.5%를 SK증권에 증여했을 당시 주당 가격은 58만6천원으로 평가받았으니 최 회장은 엄청나게 헐값에 SK C&C 지분을 인수한 셈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94년 SK C&C의 주식을 매입하는데 불과 2억 8,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이를 통해 2004년말 주식평가액 기준으로 약 2천614억원의 주식평가차익과 75억원의 배당수익을 얻는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참여연대는 “만일 SK(주)와 SK건설이 SK C&C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2004년말 현재 약 5천780억원의 주식평가차익과 약 150억원의 배당금수익 등을 얻을 수 있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또한 SK C&C가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주)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SK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SK C&C 주주 구성은 지분 44.5%를 소유한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돼 있고,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이 각각 30.0% ,15.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SK C&C는 또 SK(주)의 지분 11.17%를 소유해 최대주주이므로 결국 최 회장이 SK그룹을 지배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도 참여연대 등은 “SK텔레콤이 SK C&C에 거액의 프로젝트를 몰아주는 형식으로 SK C&C를 성장시키고, 이는 다시 최 회장의 그룹 지배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다” 라고 비판해 왔다.

한편 이와 관련해 SK 측은 "참여연대의 주장은 현재의 시각(잣대)로 과거의 일을 들여다 보는 것" 이라며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고 반박했다.

SK(주)의 한 관계자는 "90년대 초 제2이동통신사업을 위해 대한텔레콤을 설립해 사업권을 얻었다가 정부의 반대로 이를 반납해야 했다" 면서 "당시 정보, 통신 관련 인력을 그냥 청산하기는 아깝다고 생각한 최 회장이 위험을 떠 안고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SK C&C의 성장 또한 정보통신산업이 성장함에 따른 것일 뿐 SK텔레콤의 일방적 밀어주기 때문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고 해명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SK C&C는 비상장 회사임에도 사외이사 비율을 50%까지 높이는 등 경영 투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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