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배경은

신흥국 등 대외 불안요인·내수 회복세가 ‘변수’

2015-10-15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미세한 폭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한국경제의 성장궤도가 애초 전망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수출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이 2%대(이하 전년 동기 대비) 초반으로까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 다만 민간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데다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점은 내년에도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한국은행은 1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내년 전망치는 3.3%에서 3.2%로 각각 0.1%포인트 하향조정하는 데 그쳤다.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7월 전망 때는 2분기에 전기 대비 0.4% 성장했을 것으로 봤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실적치가 0.3%로 나온 데 따라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에 대해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세계경제성장률 및 세계교역신장률의 축소 조정에 따라 상품 수출을 일부 하향조정한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이런 설명은 이번 수정 전망이 기존 실적치의 악화와 대외 여건 변화를 반영한 것일 뿐, 석 달 전 예측했던 한국경제의 성장궤도에는 큰 변동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실제로 서 부총재보는 내년도 3.2%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결국 올해는 당초 예상했던 3%대 성장률 달성에 실패하겠지만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인 3%대 성장률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그러나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하방 위험 요인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이와 관련 서 부총재보는 “중국 및 자원수출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이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대외 요인에 불확실성이 워낙 커 성장 경로를 그대로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내수 회복세도 긍정적으로만 진단한 것은 아니다.GDP 구성 항목별로 성장률 전망치를 살펴보면 건설투자(2.5%→3.3%)를 제외하면 민간소비(2.8%→2.2%), 설비투자(5.6%→4.8%), 지식재산생산물투자(4.9%→2.7%) 등 나머지 내수 부문은 성장세가 지난 7월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등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으로 민간소비가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다.그러나 주거비 부담 확대와 고령화에 따른 소비성향 저하로 소비가 충분히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도 민간소비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올해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세가 강해진 점이 기저효과로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강한 회복세가 이어지기에는 내수의 뒷받침이 강하지 못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